부산시립미술관 소장품 전시전 '고요한 풍경'

부산시립미술관에서 전시중인 '고요한 풍경' 전시장의 입구 모습
부산시립미술관에서 전시중인 '고요한 풍경' 전시장의 입구 모습

  도시 사람들은 세련되고 도회적인 것을 가장해 자신들의 쓸쓸한 마음을 숨긴다. 도시의 풍경 하면 높은 빌딩 숲, 자동차 경적 소리, 무표정으로 걷는 시민들이 연상되곤 한다. 각박한 삶이 숨통을 조일 때, 들려오는 소리를 막은 채 세상을 바라 본 적이 있는가. 침묵 속에서 바라본 세상의 고요한 풍경은 우리에게 또 다른 치유를 안겨준다. 부산시립미술관 소장품 전시전인 ‘고요한 풍경’에 다녀와 스스로 ‘힐링’ 앞에 맞서 본다.

  ‘고요히 상처를 바라본다, 적막을 내어 보인다, 고요의 풍경을 걷는다, 마음의 소리를 듣는다’라는 제목을 가진 4개 신의 전시장은 주로 무채색을 띄고 있는 전시물과 은은한 조명으로 인해 더 고요한 분위기를 자아냈다. 배경음악도 나오지 않아 스스로 전시물을 감상하고 생각해보기에 더할 나위 없는 장소였다. 발걸음을 옮기며 작품에 몰입할 때 마다 주변의 소음들은 사라져 가는 것을 느낄 수 있었다. 그렇게 미술관을 찾은 사람들은 한 걸음에 그 공간을 혼자만의 공간으로 만들고 있었을 것이다.

  전시물들은 도시를 비롯한 우리 삶의 단면 그대로를 보여주고 있다. 꾸밈없는 모습은 고요함 속에서 또 다른 생각을 낳는다. 시각적인 것만이 남은 세상은 그 어떤 것도 방해하는 것이 없었다. 도시 속에서 상처받은 현대인들은 고요함을 더한 도시의 풍경에서 자신이 살아온 것을 돌이켜 볼 수 있다. 이 점에서 요즘 유행하는 ‘힐링’과는 달랐다. 내일이면 다시 일상 속으로 돌아가야만 하는 현대인들에게 단순한 도피란 더 이상 치유가 되지 못한다. 이번 전시회에서는 진정으로 현실을 받아들이고 부딪혀보는 것을 ‘힐링’이라고 말하고 있다. 이렇게 우리는 우리가 겪는 세상을 고요한 것으로 만들고 자신을 치유할 수 있게 된다.

  도시 속에 자리한 고요의 공간은 부산시립미술관 3층 대전시실에서 2013년 3월 1일부터 7월 7일까지 열리고 있다. 이번 주말, 고요와 함께 마주한 세상 속에서 상처받은 자신을 치유해 보는 것은 어떤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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