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언장

 사랑하는 아들아 너에게 마지막 부탁을 하려고 한다.
 
우선 노래를 하나 틀어주겠니? 이 편지를 잠시 뒤집어두고 김광석의 그날들을 틀어다오. 나로인해 너도 자주 들었을것이다. 이노래는 내가 힘들떼 힘이 되어준 노래란다. 너도 힘들때 마음을 달래줄 노래가 있었으면 좋겠구나.
 
너도 알다시파 나는 사람들이 많은곳을 좋아하지 않는단다. 대충 감이 오지? 장례식을 간촐하게 해달라는 예기다. 바쁜사람들이나 그냥 대면대면하게 아는 사람들을 굳이 부르지 안아도 괜찮단다. 식장은 작고 소박하게 하지만 음식은 맛있는 곳으로 해다오. 
 
나는 화장을 해주었으면 좋겠구나. 그리고 뼛가루를 하늘에 뿌려다오. 아마 이게 가장 어려운 부탁이지 않을까한다. 그런데 왜 뜬금없이 이런 부탁을 하냐고 묻는다면, 아들아 혹시 이런말 들어보았느냐? "죽기전 못먹은 밥이 생각나겠는가 못이룬 꿈이 생각나겠는가" 이 아비는 이제서야 이 말이 실감나는구나. 나는 살아생전 모든 경험을 해보려고 노력해왔단다. 젊을때는 공장에서 일해서 모은 쌈짓돈으로 처음보는 나라에 배낭여행도 다녔고 진실된 사랑도 해보았으며 세계 진미라는것들을 먹는데 돈을 아끼지 않았다. 전혀 후회나 아쉬움없이 내 인생을 살았으나, 스카이다이빙을하며 하늘을 나는 꿈은 항상 나를 피해가더구나... 그러니 네가 이 아비의 마지막 소원을 들어주었으면 좋겠다.
 
이글을 읽고 있는 네가 울고있을지 재산문제를 언급하지 않고 부탁만 하는 나에게 짜증을 내고 있을지 나로서는 이제 알길이 없구나. 허나 니눈가에 아주 약간의 눈물이라도 맺혀있다면 나는 너에게 내 모든것을 줘도 아깝지 않을것같구나.
 
이제 내 마지막 부탁이자 가장 중요한 이야기를 하려고 한단다.너도 눈치가 있다면 돈문제라는 것을 알것이다. 나는 자식이 너하나 뿐이란것이 항상 불만이었으나 재산상속이니 뭐니 이런 문제로 골머리 썩히지 않아도 되는 점은 좋구나. 그럼 재산 예기를 해보자. 사실 이아비는 가진게 정말 없단다. 겨우 집한채와 통장에는 니가 한 일년 허리띠 졸라매고 모으면 모을수 있는 5천만원이라는 돈이 전부이구나. (참고로 니엄마는 나랑 통장 따로 가지고있단다. 그러니 엄마한테 잘해라) 이중 집은 아직 정정한 니 엄마 명의로 돌려놓은지 10년이 넘었으니 내것이라고 할수도 없겠구나. 그렇다면 내가 줄수 있는것은 이제 꼴랑 5천만원이라는 돈뿐이구나. 아들아 너에게 이 5천만원을 그냥 주진 않을것이란것을 너도 알고있겠지? 그래 나는 그냥 줄 생각은 눈꼽만큼도없다. 나는 니가 이 5천만원을 국외에서만 쓸수있게 해놓을 작정이란다. 어리둥절하지말거라. 그냥 나는 너에게 5천만원짜리 경험을 주려는 것 뿐이다. 니 여우같은 마누라랑 토끼같은 아들딸 대리고 여행을 갔으면 좋겠구나. 어디를 가도 좋단다. 새로운곳에서 맛있는것을 먹고 처음보는 모든것을 스승으로 삼으며 행복을 느끼길 바란다. 그것들이 내가 평생 너를 키우며 너에게 알려준 것들보다 더 많은 것을 알려줄것이다. 
 
이로서 나는 너에게 마지막으로 할말 한마디를 남기고 모든 말을 했단다. 그럼 마지막 한마디를 끝으로 이 편지를 끝내겠다.
 
사랑한다.
 
 
 
추신 니엄마껀 따로 써놨다. 니엄마가 내 편지를 읽을때 니가 니 어머니 옆에 있어 줬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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