죽기전까지 세상은 날 힘들게 한다. 오래 살아보지 않아서 내가 잘 모를 수도 있겠지만 지금 내 심정으로는 세상은 너무 불공평하다. 난 어디 하나 잘난 구석이 없다. 성격도 소심해서 하고 싶은 말들을 매일 가슴 속에 담아 뒀다. 이제는 모두 끝내고 싶다. 모두 끝을 내고 영원히 잠들고 싶다. 이젠 쉬고 싶다. 작은 나에게 세상은 너무 많은 걸 바랬다. 난 그걸 쫓아 가기 위해 끊임없이 달렸다. 그런데 이젠 여기서 멈추고 싶다. 진짜 내가 죽는다고 생각하니깐 마음도 몸도 가벼워 졌다. 몇 일 동안 많은 생각을 했다. 왜 내가 살면서 하고 싶은 말들을 내 뱉지 않고 속으로만 했을까? 이게 제일 후회 된다. 다른 것들도 많지만 삶의 막바지에 다가오니 내가 하지 못했던 것들에 대해서 많은 생각과 후회가 밀려온다. 내가 죽이고 싶을 만큼 싫은 사람들에게 욕 한마디 제대로 못하고 내가 좋아했던 사람들에게 좋아한다고 말 못했던 내가 후회 된다. 비겁하고 한심하게 보이겠지만 다시 한번 나에게 기회가 주어지면 제대로 살고 싶다. 이미 삶을 포기하고 죽기로 마음 먹은 사람이 할 생각은 아니지만 다시 내 삶을 새롭게 시작 할 기회가 주어진다면 내 삶을 고쳐 보고 싶다. 평소에 종교도 믿지 않아 환생이라는 걸 별로 대수롭지 않게 생각했었는데, 내가 지금 죽고 잠깐 잠에서 깨어나 눈을 뜨고 완전 다른 나로 살고 싶다. 평생 나를 사랑해 주신 엄마, 아빠 죄송합니다. 못난 아들이 먼저 가서. 제가 마지막까지 곁에 있었어야 했는데, 용서해 주세요. 죽어서는 자유롭고 싶어요. 제 몸은 화장해서 햇빛 잘 들고 바람 잘 부는 강가에 뿌려주세요. 제가 모은 돈은 많이 없지만 그래도 제 통장에 보면 모아둔 돈 있으니깐 두분이서 나눠 쓰세요. 맨날 돈 없다고 하는데, 엄마가 더 많이 가 갔으면 좋겠어. 사랑하는 친구들아 별볼일 없는 내 옆을 오랫동안 지켜줘서 고맙다. 너희들을 알게 되어서 정말 기뻣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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