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슈팅이 두 구단의 역사를 갈랐다.
이 슈팅이 두 구단의 역사를 갈랐다.

축구장의 골대 불운은 지독했다. 구단 역사상 처음으로 우승 기록을 남기기 위해 끝까지 포기하지 않고 인간힘을 썼던 아틀레티코 마드리드가 결국 또 한번 분루를 삼켜야 했다. 후반전 초반에 얻은 페널티킥도 크로스바를 때렸고 승부차기 네 번째 키커도 왼쪽 기둥을 때리고 말았다. 잔인했던 승부의 갈림길이 그렇게 만들어진 것이다. 지네딘 지단 감독이 이끌고 있는 레알 마드리드(Real Madrid)가 한국 시각으로 29일 오전 3시 45분 이탈리아 밀라노에 있는 산 시로 스타디움에서 벌어진 2016/2016 UEFA 챔피언스 리그 결승전에서 맞수 아틀레티코 마드리드(Atletico Madrid)를 승부차기에서 5-3으로 물리치고 우승을 차지했다. 선취골은 레알 마드리드의 몫이었다. 경기 시작 후 15분만에 왼쪽 측면에서 토니 크로스가 올린 프리킥 세트 피스 상황에서 공격에 가담한 센터백 세르히오 라모스가 왼발로 공을 살짝 밀어 넣은 것이다. 이후 아틀레티고 마드리는 동점골을 뽑아내기 위해 뛰고 또 뛰는 수밖에 없었다. 후반전 시작하자마자 페털티킥을 얻어내 보람을 느낄 수 있었지만 믿었던 키커 앙투안 그리즈만의 왼발 킥이 크로스바를 때리고 떨어졌다. 아틀레티코 마드리드는 79분에 후반전 교체 선수 야니크 카라스코가 후안프란의 발리 크로스를 받아 오른발로 동점골을 뽑아내기는 했지만 또 하나의 골대 불운에 눈물을 삼켜야 했다. 연장전도 득점 없이 끝난 뒤 이어진 승부차기에서 아틀레티고 마드리드의 네 번째 키커 후안프란이 골대 불운에 고개를 숙였다. 그의 오른발 인사이드 킥이 살짝 어긋나는 바람에 왼쪽 포스트를 때리고 나온 것이다. 승부차기 4-3으로 앞선 이 순간 레알 마드리드의 마지막 키커로 나온 크리스티아누 호날두가 시원한 오른발 킥으로 경기를 끝냈다. 아틀레티코 마드리드 입장으로서는 2년 전에 이어 두번째 찾아온 기회였고, 구단 역사상 첫 우승에 대한 자신감을 드러냈다. 그러나 승부차기에서 동점골을 어시스트한 후안프란은 운명의 장난처럼 이 기회를 날려버렸다. 팬들로써는 최고의 영광을 얻을 기회를 날려버린 후안프란이 야속했을 것이다. 하지만 팬들이 보낸 것은 야유가 아니라 박수였다. 120분동안 최선을 다해 뛰며 중요한 기회를 만든 후안프란에게 보내는 격려의 박수였다. 후안프란이 아니였다면 시계에 보이는 시간까지 경기를 끌고가지 못 했을 것이다. 자책감에 눈물을 흘리던 후안프란은 팬들을 바라보지 못 했지만 팬들은 그를 원망하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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