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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애인에 대한 문제, 바로 ‘자신의 이야기’입니다한국장애인재활협회 유명화 사무총장
최지희 기자  |  openwelcom@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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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2.08.07  11:33: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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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장애인재활협회는 장애인정책이 전혀 없던 1954년 당시 문교부 장관이었던 故 백남준 박사 등이 설립한 단체입니다.

대부분의 장애계단체가 장애인 당사자들로 구성돼 있다면, 한국장애인재활협회는 교수 및 현장에서 활동하고 있는 전문가들이 만든 단체입니다. 1954년~1996년까지 장애계 관련 단체로는 거의 유일했고, 정부와 함께 여러 가지 장애인정책을 개발하고 활동했습니다.

한국장애인재활협회는 주로 정책을 만드는 작업을 하고 있으며, 장애인 인력을 양성하는 사업에도 많은 노력을 기울이고 있습니다.

한국장애인재활협회 5대 목표 중 ‘두드림’이라는 것이 있습니다. 이는 ‘두(Do)’와 ‘드림(Dream)’의 합성어로, 2002년 월드컵 때 ‘꿈은 이뤄진다’는 두드림과 성경의 ‘두드려라 그럼 열릴 것이다’라는 두드림과 같이 희망을 주기 위해 만들어졌습니다.

가난의 대물림을 끊고자 하는 측면에서 접근하고 있습니다. 우리나라 국민기초생활보호 대상자 중 장애인가정의 비율이 높습니다. 장애인가정의 가난이 대물림 되는 경우 또한 많은데, 어려운 상황들 때문에 장애인가정의 청소년들이 꿈을 이룰 기회가 많지 않습니다. ‘두드림’ 사업은 꿈과 이루고자 하는 의지만 있으면 꿈을 이뤄 홀로 설 때까지 지원합니다. 장애인가정 등의 청소년들이 꿈을 향해 도전하고자 할 때 월 50만 원씩 지원하는 장기적인 지원 사업입니다.

현재 1,000여 명의 청소년이 ‘두드림’을 통해 지원 받고 있습니다. 그중에 개인적으로 가장 자랑스럽게 생각하는 청소년이 있는데, 그 청소년의 꿈은 고등법무판사입니다.

7년 전 한국장애인재활협회 앞으로 편지 한 장이 왔습니다. ‘본인과 동생 모두 근육병을 앓고 있는데, 어머니가 경제활동을 도맡고 계시기 때문에 우리를 돌보시기 너무 힘들다. 어머니가 덜 힘들 수 있도록 특수침대를 제작해 달라’는 내용이었습니다.

한국장애인재활협회에서 특수침대를 맞춰 지원해주고 1년이 지나 그 청소년으로부터 ‘공부하고 싶으니 노트북을 하나 사줬으면 좋겠다’는 편지가 왔습니다. 학교를 오고 갈 여력이 되지 않아 초등학교를 중퇴한 상황이었는데, 노트북을 지원해줬더니 3년 만에 중등부·고등부 검정고시를 통과했고 대학교 시험까지 합격했습니다. 당시 서강대학교에서 4년 장학생은 물론 원하면 옥스퍼드 대학교까지 무료로 보내주겠다고 제안해서 입학했습니다.

대학교를 입학하자마자 또 다른 요구사항이 있었습니다. 그것은 바로 ‘독립생활을 하고 싶다’는 것이었습니다. 요구사항에 따라 기존에 쓰던 노트북은 동생에게 주고, 전동휠체어에 달 수 있는 보다 간편한 노트북을 지원했습니다.

지난해에는 꿈을 이루는 데 도움이 될 만한 정보를 제공하고, 조언자 역할을 해줄 판사님을 연결해줬습니다. 올해에는 건강상 많이 힘들어서 휴학을 선택하고 공부하고 있는데, ‘두드림’ 사업에서는 학원비를 지원하고 있습니다.

제가 한국장애인재활협회에 입사한 1986년과 비교하면 현재 장애인복지는 크게 발전했습니다. 정부가 장애인복지 관련 사업을 시작한 시기는 1981년이며, 이전까지는 하지만, 한국장애인재활협회와 같은 민간에 의해서 이뤄졌습니다. 전문가 중심으로 이뤄졌던 것들을, 1981년 장애인복지법이 만들어지면서부터는 정부가 관여하기 시작했습니다.

1988년 한국장애인재활협회에서 88올림픽을 주도했을 때, 장애인 당사자들의 반대가 심했습니다. 정부의 장애인 관련 예산이 5억 원인 반면, 88올림픽 예산은 50억 원이었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세계에서 많은 중증장애인이 방문해 다양한 활동을 하는가하면 외국의 장애인복지 정책 등을 소개하고 공유했고, 이로써 국민들의 인식 및 장애인 당사자들의 생각도 많이 달라졌습니다. 이후 많은 장애계단체가 생겨났고, ‘우리의 정책은 우리의 손으로 하겠다’는 목소리가 높아졌습니다.

앞으로 한국의 남은 과제를 꼽자면 복지와 관련한 정책 이름만 만드는 것이 아니라, 실질적으로 당사자가 느낄 수 있는 질 좋은 제도의 정착과 인식 전환입니다. 한국의 장애인정책 및 프로그램의 종류는 겉보기에는 선진국이라고 불리는 나라에 비해 뒤지지 않습니다.

중요한 것은 내용과 질적인 면에서 상당히 떨어진다는 것인데, 이는 장애인 예산만 봐도 알 수 있습니다. 총 정부지출 예산 중 장애인정책 예산은 1%밖에 되지 않습니다. 장애인의 수가 전체 인구의 5%며, WHO기준에 의하면 15%입니다. 장애인을 국민으로 인정한다면 인구 수 만큼의 정책 예산을 배당해야 하는데, 겨우 1%기 때문에 당사자들의 체감은 낮을 수밖에 없습니다.

WHO에서 세계 장애인 인구는 그 나라 인구의 15%라고 발표했는데, 한국 5,000만 명을 기준으로 보면 750만 명이 장애인입니다. 3인 가족을 기준으로 하면 2,300만 명 정도입니다. 다시 말하면, 국민 50%가 장애인 범주에 속해있는 것입니다. 더군다나 노인 인구가 14%에 달하는 고령화 사회에 들어서고 있는데, 60세 이후 50% 가량이 장애등록을 합니다. 결코 장애인에 대한 문제가 ‘남의 이야기’만은 아니라는 것입니다.

이제는 ‘장애인의 문제는 나의 문제이자 가족의 문제’라는 인식을 가져야 합니다. 유전 및 개인적인 이유에서 장애가 발생하는 경우는 5%밖에 되지 않습니다. 교통사고, 산업재해, 약물남용 등 사회적인 이유에서 발생하는 경우가 90%입니다. 누구든 예기치 못하게 사건·사고를 겪을 수 있습니다.

제22차 RI 세계대회가 오는 10월 29일부터 11월 2일까지 인천광역시 송도시에서 열립니다. ‘Changing the World(세상을 함께 바꾸자)’라는 주제로 열리며, 전 세계 2,000여 명의 장애인 당사자와 전문가들이 모입니다. 이번 대회에서는 빈곤과 장애인권리협약 등에 대한 논의가 이뤄질 예정입니다.

또한 재난에 대한 문제는 아직까지 세계적으로도 논의가 이뤄지지 않고 있는데, 이러한 것을 포함한 많은 주제를 갖고 진행될 것으로 보입니다.

저는 ‘자신이 행복하려면 주변이 행복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저는 사회와 함께 살아가기 때문에, 혼자 아무리 좋은 데서 잘 먹고 잘 산다고 해도 주변 환경이 좋지 않으면 행복할 수 없습니다.

그런 의미에서 장애인의 문제도 자신의 문제라고 돌아보는 기회를 갖고, 함께 목표와 꿈을 향해 나아갈 수 있었으면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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