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실 완독을 목표로 도전하는 것조차 망설여질 만큼의 대하소설이었다. 일제강점기라는 뼈아픈 역사를 어떻게 그려낼지에 대한 호기심도 많이 들었지만, 그만큼 받아들이기 버겁게 큰 작품이기도 했다. 작품은 일제의 조작으로 돈 몇 푼에 팔려가는 장남의 이야기로 시작한다. 금세 돌아오겠다며 하와이로 떠난 장남은 12권의 이야기가 끝날 긴 시간동안 결국 돌아오지 못한다. 작품은 수많은 사람들의 인생을 동시에 그리고 있었다. 셀 수도 없이 많은 등장인물들이 그 시대를 살아갔던 사람들의 삶을 세세하게 그려내고 있었다. 일제의 강압에 굴복하는 사람들, 굴복하지 않는 사람들, 일제에 동조하는 사람들, 아무것도 모른 채 모든 것을 빼앗겨 버리는 사람들. 그 많은 사람들의 인생을 읽어가면서 이 책이 문학이 해야 하는 일을 하고 있다는 생각도 들었다. 시간이 지날수록 일제강점기에 대한 기억은 퇴색될 것이고, 그 때 어떠했다는 자료 또한 사라져 갈 것이다. 물론 소설이긴 하지만, 그 당시의 시대상을 반영한 이러한 소설은 충분히 기록으로서의 역할을 할 수 있을 것이다. 청소년들의 역사인식이 부족하다는 것은 끊임없이 나오고 있는 문제점이다. 역사를 배우지 않는 청소년들, 야스쿠니 신사를 젠틀맨이라고 말하는 청소년들. 사실 학업에 치이다보면 학업에 포함되지 않는 분야에 대해서는 소홀해지는 것이 사실이다. 함부로 다른 문제에 분노하기 이전에, 대한민국의 한 국민으로서 제대로 된 역사지식과 인식에 노력을 기울여야 겠다는 생각을 하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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