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장애인부모연대, ‘부양의무자 기준’ 즉각 완전 폐지 촉구“더이상 가족에게 부양책임 떠넘기지 말라!”

전국장애인부모연대 김남연 회장이 부양의무자 기준 완전 폐지를 촉구하는 손팻말을 들고 경찰과 대치하고 있다.
전국장애인부모연대 김남연 회장이 부양의무자 기준 완전 폐지를 촉구하는 손팻말을 들고 경찰과 대치하고 있다.
장애인 가족들이 정부를 대상으로 부양의무자 기준의 완전 폐지를 주장하며 청와대 앞 분수광장에 모였다.

전국장애인부모연대는 17일, 부양의무자 기준 완전 폐지에 대한 단계적 계획이 없는 제1차 기초생활보장계획이 기만이라고 비판하며 ‘부양의무제도 완전 폐지 촉구 전국장애인 가족 긴급 기자회견’을 열고 국가가 책임지는 복지를 촉구했다.

보건복지부는 지난 10일 제1차 기초생활보장종합계획을 발표했다. 그중 장애인과 노인에 대해 부양의무자 기준을 우선 폐지한다는 내용이 발표됐다. 그 내용은 ‘부모’가 장애가 있거나 65세 이상 노인이 돼야만 부양의무에서 제외되는 것으로, 이는 장애인 가족의 부양책임이 전혀 줄지 않았다는 비판이 제기되고 있다.

전국장애인부모연대가 부양의무자 기준의 즉각 완전 폐지를 촉구하는 기자회견을 열었다.
전국장애인부모연대가 부양의무자 기준의 즉각 완전 폐지를 촉구하는 기자회견을 열었다.
전국장애인부모연대 서울지부 이은자 부대표는 자신의 두 딸이 서로에게 짐이 될지 모른다는 생각에 답답하기만 하다.

스무 살과 스물 한 살의 자매 중 장녀는 발달장애가 있는 동생을 책임지기 위해 결혼을 포기하겠다고 선언했기 때문이다.

이 부대표는 “큰 딸이 나에게 어차피 엄마아빠가 죽고 나면 동생은 제 몫이니 결혼을 하지 않겠다고 말했다.”며 “어떤 남자에게 동생을 함께 책임지자고 말할 수 있겠냐며 자신의 결혼을 강요하지 말라고 했다.”고 토로했다.

중증중복뇌병변장애인부모회 정순경 공동대표의 상황도 다르지 않다.

정 공동대표는 “이제 초등학교 오학년이 된 둘째도 엄마아빠가 죽고나면 장애가 있는 누나는 어떻게 해야 하냐고 벌써부터 고민하고 있다.”며 “이처럼 비장애 형제와 부모 모두에게 사랑하는 가족이 고민이 되거나 짐이 되는 현실을 만든 부양의무자 기준은 반드시 폐지돼야 한다.”고 주장을 더했다.

특히 이날 전국장애인부모연대는 부양의무자 기준의 ‘완화’가 아닌 ‘즉각 완전 폐지’를 촉구하는 정책제안 성명서를 전달하기 위해 청와대 까지 행진을 진행하려 했으나 경찰의 제지를 받았다. 결국 대표단 3인만이 정책제안 성명서를 전달하기 위해 청와대로 걸음을 옮겼다.

기자회견 인원제한에 전국장애인부모연대가 손팻말을 들고 경찰과 대치하고 있다.
기자회견 인원제한에 전국장애인부모연대가 손팻말을 들고 경찰과 대치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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