몇 달 전 접한 ‘선진국은 SW 교육, 한국은 바느질 교육’이라는 문구가 잊혀 지지 않습니다. 실제로 초, 중, 고교 교장, 교감선생님들은 ‘컴퓨터 소프트웨어(SW)교육이 영어, 수학 교육만큼 중요하다.’고 평가하였으나 ‘학교에선 SW를 제대로 가르치지 못하고 있다.’고 진단하였습니다. 가장 큰 이유는 ‘정보가 선택 과목이어서 가르칠 기회가 적다’는 것이라고 합니다. 이는 한국경제신문이 한국 교원단체 총연합회 정보통신산업진흥원 등과 함께 최근 전국 초, 중, 고교 교장, 교감 144명을 대상으로 ‘SW 교육실태 설문조사’를 벌인 결과입니다. 세계 각국이 의무 교육과정에 ‘코딩(coding) ’을 도입하는 것은 변화하는 시대에 맞춰 학생들에게 새로운 학습능력을 심어주기 위해서 입니다. 코딩은 컴퓨터 언어인 프로그래밍의 기본 개념과 원리뿐만 아니라 ‘사고하는 방법’을 가르쳐줍니다. Microsoft사의 회장 Bill Gates는 ‘프로그래밍은 사고의 범위를 넓혀주고, 더 나은 생각을 할 수 있게 만들며, 분야에 상관 없이 모든 문제에 대해 새로운 해결책을 생각할 수 있는 힘을 길러준다.’고 말하였습니다. 또한 ‘현재 디지털 혁명은 지구상 대부분의 사람들에게 아직 시작도 안된 수준입니다. 프로그래밍을 통해 향후 10년간 모든 것이 변화할 것 입니다.’라는 Google의 CEO, Eric Schmidt의 말을 통해서도 프로그래밍의 중요성을 알 수 있습니다. 최근 젊은 엄마들 사이에서도 ‘코딩 교육’ 열풍이 불고 있습니다. 인터넷의 이른바 ‘맘커뮤니티’에서는 지난해 9월 무렵부터 코딩에 대한 문의 글이 올라오기 시작했습니다. ‘아이가 초등학생인데 코딩을 배울 수 있는 곳이 있을까요?’, ‘좋은 코딩 학원이 있나요?’등의 글이 대부분입니다. 서울 강남, 목동, 분당 등 국내 대표적인 사교육의 메카들 에서도 ‘코딩 수업을 한다’ 며 홍보하는 학원이 늘고 있습니다. 몇 년 전까지만 하여도 ‘코딩’은 일반인에게 생소했던 단어인데 갑자기 코딩 교육이 ‘뜬’ 이유는 무엇일까요? 그 배경에는 정부의 공교육 개편 방침이 있습니다. 지난 2015년 7월, 교육부와 미래창조과학부는 소프트웨어 교육을 공교육에 편입하겠다는 계획을 밝혔습니다. 정부 계획에 따르면 초등학교는 2019년부터, 중고교는 2018년부터 소프트웨어 수업을 가르친다고 합니다. 주요 내용은 컴퓨팅 사고에 기반을 둔 문제 해결, 논리구조(알고리즘)의 기초, 프로그래밍 개발 및 설계 등입니다. 민간단체로부터 자연스럽게 코딩 교육 운동이 확산된 미국과 달리 한국은 코딩의 공교육 도입이 발표된 후 급격히 관심을 받게 되었습니다. 또한 ‘알파고’로 인해 인공지능이 관심을 끌게 되면서 코딩이 화제가 된 측면도 있을 것입니다. 10 ~ 20년 전까지만 하여도 대입, 취업에 유리한 자격증을 따기 위하여 컴퓨터 열풍이 불었지만 지금은 사고력과 문제 해결능력, 창의력의 개발, 논리구조의 학습이라는 더 폭넓은 관점으로 코딩을 주목하는 양상을 보입니다. 모든 학습은 기본적으로 논리가 바탕이고 수학, 철학, 어학 등은 논리학문의 정수로 꼽힙니다. 대부분의 학생들에게 논리와 추론을 학습하는 방법은 책읽기로 시작될 것입니다. 인간에게 가장 좋은 학습은 경험이고, 다양한 분야의 경험은 직관 통찰력을 키워줍니다. 하지만 여건상 모든 분야의 경험을 다 할 수는 없기에 간접적인 경험을 빌리게 되는데 그 대표적 방법은 독서입니다. 그렇다면 왜 굳이 ‘논리와 추론’을 배우는데 코딩이 필수적일까 하고 의문이 들기도 합니다. 그럼에도 코딩이 강조되는 이유, 관심 받는 이유는 이 시대가 그것을 필요로 하기 때문일 것 입니다. 어머니, 아버지의 시대까지만 하여도 독일어가 제 2 외국어의 대표적인 과목이었지만 얼마 후로는 독일어와 일어가 반반, 지금은 중국어와 일어가 대세라고 들었습니다. 그렇듯 시대의 흐름에 따라 필요한 학문은 계속하여 변화합니다. 인공지능 전문가들은 ‘기계와 사람이 일자리를 놓고 경쟁하는 시대가 머지않았다’고 말합니다. 기계가 똑똑해지면 사람이 지금 하는 일을 대부분 대신할 수 있다는 것입니다. 국내의 대표적 인공지능 전문가이신 한 KAIST 교수님은 “인류역사상 최초로 기계와 사람이 일자리를 두고 다투게 될 텐데, 우리가 이들에게 경쟁에서 이길 도구를 하나도 가르쳐주고 있지 않아 ‘잃어버린 세대’가 될 가능성이 크다”고 경고의 목소리를 내시기도 하였습니다. 미국, 영국, 이스라엘 등의 국가에 이어 세계 각국에서 의무 교육과정에 ‘코딩’ 과목을 넣는 것은 변화하는 시대에 맞춰 학생들에게 새로운 학습능력을 심어주기 위해서 입니다. 디지털 시대에 맞춰 아이들에게 사고력과 문제해결 능력, 창의력을 키워주자는 목적입니다. 모든 사물이 인터넷으로 연결되고 소프트웨어(SW)가 가득한 세상이 되면 컴퓨터 언어를 필수적으로 알아야 한다는 생각이 깔려 있습니다. 우리나라뿐만 아니라 핀란드는 지난 7월 필수 교과목이던 손글씨 수업을 폐지하고 컴퓨터 활용교육을 강화하기로 했으며 프랑스도 2017년 9월 신학기부터 중학교 정규 과목으로 소프트웨어를 넣기로 했습니다. 코딩은 컴퓨터 적 사고를 이해하여 식을 창조하고 응용, 융합하는 고난도 작업이기 때문에 암기식, 주입식 학습으로 익히기가 어렵습니다. 교과 성적이 우수한 학생이 코딩을 잘할 것 같지만 오히려 그런 학생들이 일정한 틀의 사고방식에 얽매여 어려움을 겪는 경우가 많습니다. 교과 성적, 학습역량이 절대적인 영향을 미치기 보다는 자유롭고 창의적인 사고를 통해 문제해결을 할 줄 아는 학생이 더 뛰어난 경우가 많다고 합니다. 이러한 코딩의 공교육 도입 정책을 다들 환영하고 있지만 자칫하면 또 다른 큰 사교육시장이 열릴까 하는 우려가 되기도 합니다. 코딩 과목의 공교육화가 오히려 학생들에게서 소프트웨어에 대한 흥미를 앗아가거나 하루가 다르게 변화하는 IT기술이 정적인 한국의 공교육에 무사히 도입될 수 있을지에 대한 의문을 제기하는 일각의 목소리는 ‘소프트웨어에 대한 학생들의 흥미를 높이는 데에 집중하고 알고리즘 학습 위주로 해야 할 것’ 이라고 주장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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