졸업식 시즌이 다가오면서 졸업식 뒤풀이가 또다시 이슈가 되고 있다. 졸업식 뒤풀이는 선배들이 후배의 졸업을 축하해준다는 명목으로 밀가루와 계란을 던지는 행위에서부터 폭행을 가하고 교복을 찢는 행위를 통틀어 이르는 말이다. 지나친 경우만 아니라면 어느 정도는 눈감아주던 졸업식 뒤풀이가 주목받게 된 것은 2010년의 알몸 졸업식 사건 때문이다. 학생들의 알몸 졸업식 사진과 동영상이 인터넷에 올라와 퍼져나가고 중국 언론에서도 이를 보도하면서 사태가 점점 커져나가자 정부에서 이제까지 방치했던 졸업식 뒤풀이에 제재를 가하기 시작했다. 전에는 시민의 신고로 학생들이 잡혀도 해산시키거나 훈방조치를 하는 것이 다였지만 2011년부터는 졸업식장과 인근의 사고다발 지역에 경찰이 배치되었다. 또한 정부는 졸업식 뒤풀이의 가해학생들에게는 법적 처벌을 가하겠다고 선언했다.

그러나 암묵적으로 방치되다 갑자기 극단적인 제재를 받게 된 졸업식 뒤풀이는 아직까지 끊이지 않고 있다. 학교와 인근에 배치된 경찰이 돌아갈 때까지 기다렸다가 뒤풀이를 한다든가, 경찰이 배치되지 않은 곳으로 위치를 바꿔서, 다른 날짜에 만나서 뒤풀이를 하는 등 방식이 조금 바뀌었을 뿐 뒤풀이는 계속 행해진다. 경찰배치는 근본적인 해결책이 되지 못한다는 말이다. 또한 법적으로 처벌을 하겠다고는 했지만 아무래도 실제로 밀가루를 서로에게 뒤집어 쓴 학생들에게 폭행죄를 적용할 수는 없으니 대부분은 귀가 조치선에서 마무리 된다. 2011년부터 학생들의 뒤풀이를 사법처리 하기로 했으나 실제로 법적 처벌을 받은 사건은 몇 건 되지 않는다.

물론 졸업식장의 경찰배치를 반가워하는 학생과 학부모들도 있겠지만 대다수는 그렇지 않다. 집단적으로 행해지는 기합, 폭력행위라면 모를까 뒤풀이라는 행위 자체를 갑자기 금지해버리고 졸업식장에 경찰들이 배치되어 졸업식이 즐겁지 않다고 많은 학생들이 불평했다. 그리고 몇몇 고등학교에서는 전교생에게 불시로 소지품검사를 하거나 염색을 한 학생은 졸업식에 불참시키겠다고 선언하여 물의를 빚었다. 경찰이 사고 다발지역을 순찰하거나 졸업식장에 배치되는 것까지는 모르겠지만 이는 엄연한 월권행위다. 아무리 학생이라 하여도 강제적인 소지품검사는 법으로 금지되어 있는 행위이다. 또한 이런 경찰들의 행위가 아무리 졸업식 뒤풀이를 막기 위한 것이라 해도 일반 학생들도 고스란히 피해를 입는다는 문제도 있다. 몇몇 학교에서는 방향을 바꾸어 졸업식 이전에 예방교육을 실시하고, 졸업식 형식을 바꾸었다. 졸업식을 하나의 작은 축제와 같은 행사로 만들거나 사복을 입고 오게 하고 교복 물려주기 행사를 하는 등 형식이 바뀐 졸업식을 치른 학교는 확연히 불건전한 뒤풀이 행위가 줄었다고 한다.

지나친 졸업식 뒤풀이는 물론 제재를 받아야겠지만, 강압적으로 경찰을 배치하고 소지품을 검사하는 행위보다는 그를 대체할 수 있는 올바른 졸업식 문화가 생길 수 있도록 방향이 바뀌어야 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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