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승근배 계명복지재단 양지노인마을 원장
▲ 승근배 계명복지재단 양지노인마을 원장
"큰 힘에는 큰 책임이 따른다." 영화 스파이더맨의 대사이다. 주인공 파커가 말한 것이 아니라, 파커의 삼촌이 파커에게 한 대사이다. 권한과 책임에 대한 동기부여는 ‘누가, 어떤 의도로, 어떤 조건에서, 어떻게 말하느냐?’ 에 따라 달라진다. 자신 스스로에게 권한과 책임을 부여하면 동기부여가 되지만, 타인이 자신에게 권한과 책임을 부여하면 의도에 따라 통제가 될 수도 있다.

또한 권한을 부여할 때는 '행동에 대한 책임'이 아니라 '책임이 있는 행동을 요구하여야 하는데, 책임을 지우기 이전에 권한에 대한 동기부여가 선행되어야 하는 것이다. 권한을 받아들일 수 있는 동기부여가 되어 있을 때, 스파이더맨으로서의 행동이 이루어지는 것이다. 동기부여 없는 상황에서의 권한부여는 통제로 작용하기 때문이다.

회의 중에서, 말한 사람이 책임지는 문화가 있다. 새로운 제안을 꺼내려고 해도 ‘말한 사람이 책임을 진다’ 라는 논리 속에서는 침묵할 수밖에 없다. 만약, ‘말한 사람에게 권한이 주어진다’ 라는 논리라면 좀 더 이야기들이 풍성해지지 않을까? 그런데 회의 중 의견을 제시한 사람에게 권한이 주어지는 경우가 있는데, 리더가 말할 경우이다. 리더의 제안은 책임을 지지 않고 구성원들에게 책임이 주어지는 반면, 권한은 리더에게만 주어질 뿐이다.

TFT라는 실행문화가 있다. 여기서 T는 과업(TASK)이다. 그리고 F는 권한(FORCE)이다. 과업은 책임이며 권한은 결정권이다. 즉, TFT의 의미는 ‘과업’이라는 ‘책임’을 달성하기 위해 ‘결정권’이라는 ‘권한’이 부여된 ‘팀’을 말하는 것이다. 그런데 대부분의 TFT는 과업(책임)만 주어질 뿐 권한(결정권)은 부여되지 않는다. 권한이 부여되지 않으면 과업이 해결될 수 없다. 결정권이 없기 때문에 속도가 나지도 않고 일의 의미도 부여되지 않는다. 결정적으로 리더가 과업의 방향에 대해 명확하게 제시해주지 않거나, 의사결정을 회피 또는 뒤집어버리는 일이 횡횡하면 TFT는 그저 부가적인 고된 과업이 될 뿐이다.

결국 책임이라는 것은 약자의 것이 되어버린다. 힘이 없거나 순종적인 구성원의 것이 되어 버린다. 그럼으로 약자에게는 책임이 따르고, 강자에게는 권한이 주어지는 문화로 양분된다. 이러한 조직에서의 ‘권한에는 책임이 따른다’ 라는 리더의 선언은 ‘너희들은 책임을 질 수 있는 능력이 안 돼. 책임은 리더가 지는 것이니 너희들은 그냥 나를 따르라’ 라는 자기중심적 의사결정일 뿐이다. 하지만, 리더만이 온전히 책임을 지는 것일까? 결코 아니다. 리더가 의사결정을 한다고 해도 결국 실행은 구성원들이 하는 것이다. 과업을 완수해 내거나 의사결정이 바뀌는 과정을 겪었을 때, 그 일을 수습하는 사람은 결국 구성원들이기 때문이다.
 
그럼으로 ‘큰 힘에는 큰 책임이 따른다’ 라는 명제는 ‘큰 책임에는 큰 힘이 따른다’ 라고 전환되어야 한다. 그렇게 될 때, 동기부여가 되는 것이고 ‘행동에 대한 책임’이 아니라 ‘책임이 있는 행동’이 나오는 것이다. 결국 책임을 진 사람들은 구성원이고 그 책임을 다하는 동력은 동기부여이며 그 동기부여는 권한, 결정권이기 때문이다.

구성원들이 ‘책임을 지려하지 않는다, 의견을 꺼내지 않는다, 소극적이다’ 라고 불평하는 리더들이여, 구성원들에게 책임이 아니라 권한을 먼저 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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