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날에 이어 정월대보름도 우리 겨레는 큰 명절로 지냈다. 정월대보름 달은 지구에 가장 가깝게 다가서기 때문에 가장 작은 때에 비해 무려 14퍼센트나 커서 한 해 가운데 가장 큰 달이다.  정월대보름 날은 다채로운 세시풍속이 전해진다. 특히 '복토 훔치기'란 재미난 풍속이 있는데 부잣집 흙을 몰래 훔쳐다 자기 집 부뚜막에 발라 복을 비손하는 것이다. 또 '용알뜨기' 풍습이 있는데 이는 대보름날 새벽에 가장 먼저 용알이 떠 있다고 생각되는 우물물을 길어오면 그해 운이 좋다고 믿었다. 이날 풍속에 '더위팔기'라는 것도 있는데 이유원의 《임하필기》에서는 이를 두고 "당(唐)·송(宋) 사람들은 어리석음을 팔았으니 이것은 더위팔기와 같은 것이다"라고 그 유래를 밝히고 있는데, 또 '다리밟기'는 고려 풍속으로 다리 병을 물리치기 위한 놀이이고, 보름달의 두껍고 엷은 상태를 가지고 그해의 흉풍년을 점쳤으며, 곡식 이삭 늘어놓기, 부럼 깨물기, 줄다리기 놀이 같은 것은 모두 신라 때부터 이어져온 명절놀이라고 소개하고 있다. 정월대보름 먹을거리로는 오곡밥과 나물을 들 수 있는데 멥쌀·찹쌀·조·수수·보리를 넣어 지은 밥에 고사리·시래기·호박오가리 따위의 나물을 먹었다. 오곡밥은 많이 먹을수록 좋다고 해서 '나무 아홉 짐과 찰밥 아홉 그릇'을 먹기도 했는데 이것은 한 해를 부지런히 뛰며 살라는 뜻이란 생각이 든다.

저작권자 © 복지TV부울경방송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