항문 소화기관에 염증 생기는 희귀난치성 질환...원인 불명, 완치 어려워

 
 
가수 윤종신이 ‘크론병’을 앓고 있다는 사실을 고백해 화제가 되고 있다.

윤종신은 지난 13일 SBS ‘힐링캠프-기쁘지 아니한가’에 출연해 자신이 크론병을 앓고 있다고 고백했다. 지난 2006년 크론병을 진단받고 그 다음해인 2007년 1월 소장을 60cm 잘라내는 대수술을 받았다는 것이다.

윤종신은 방송에서 “이 병은 생활에 딱히 지장을 주진 않지만 평생 조심해야 되는 병.”이라고 설명하고 “관리만 잘하면 평균수명으로 살 수 있다. 4~5년 째 재발도 안하고 있다.”며 긍정적인 마인드를 내비쳤다. 또 윤종신은 “과거 방송에서 치질 이야기를 한 적이 있는데, 병명을 밝힐 수 없으니 치질이라고 묶어 얘기한 것.”이라며 “치질은 크론병이 가지고 있는 질환 중 하나.”라고 설명했다.

그렇다면 크론병은 뭘까?
크론병이란 항문이나 소화기관 등에 작은 염증들이 생각나는 희귀난치성질환으로, 염증이 입에서부터 항문에 이르기까지 소화기관의 어느 부위에든 나타날 수 있는 ‘만성 염증성 장 질환’이다. 귀양성대장염과 유사하지만, 소화기 전체에서 일어날 수 있다는 점이 다르다.

그러나 크론병도 소장의 아래 부분인 회장과 결장이 가장 흔하게 영향을 받기 때문에 크론병 환자의 30%는 치루, 치핵, 치열 등 항문질환을 동반한다. 전문가들은 설사가 잦고 항문 주변에 상처가 잘 아물지 않거나 치루 때문에 약물치료와 수술을 했음에도 재발한다면 크론병을 의심해보는 것이 좋다고 말한다.

크론병은 모든 연령층에서 발병할 수 있지만 주로 15∼35세에 진단이 되는 경우가 많다. 주로 백인에게 발병 가능성이 높고, 미국 내에는 약 40만 명의 환자가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증상의 종류와 정도는 환자에 따라 매우 다양한데, 주로 오심, 구토, 발열, 밤에 땀을 흘리며, 식욕감퇴, 전신적인 허약감, 복통과 불편감, 설사 그리고 직장 출혈, 체중감소를 보인다. 급성으로 발현되면 체온이 상승하고 백혈구의 수치가 증가하며, 복부의 오른쪽 아래 부분에 심각한 통증이 나타나 응급수술이 필요하다. 이때의 증상들은 흔히 충수염으로 혼돈되기도 한다.

또한 다른 증상들이 나타나기 전에 항문 직장 주위에 농양(화농성 염증으로 고름이 고인 상태)이 생길 수 있고, 만성적인 장의 염증으로 인해 누공이 생기거나 상처, 그리고 장 폐색이 나타날 수 있다. 누공과 농양이 장의 벽을 관통하는 큰 구멍을 만들기도 하며, 이로 인해 소화액과 박테리아들이 복강 내로 흘러나와 복막염을 일으키고, 복막염은 패혈증으로 악화되어 생명에 위협이 되는 심각한 상황을 초래할 수 있다.

원인은 아직 정확하게 알려지지 않았다. 그러나 서구화된 식생활과 환경오염이 심해지면서 점점 크론병을 앓고 있는 사람이 증가하고 있고, 또한 한 가족 내에서 여러 명의 환자가 나타나는 것으로 보아 환경적·유전적 요인이 큰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이와 함께 최근 연구 자료에 의하면, 소화관 내에 정상적으로 존재하는 세균에 대한 우리 몸의 과도한 면역반응이 주요 원인으로 지목되고 있다.

크론병을 확실하게 진단할 수 있는 질환 특유의 단일 소견은 없으므로 크론병의 치료목표 역시 증상을 완화시키고, 염증과 손상된 조직의 파괴를 늦추는 것이다. 이를 위해서는 여러 검사의 병행이 필요한데, 처음 병원을 찾은 환자에게 자세한 병력을 듣고 진찰한 후 몇 가지의 혈액검사와 더불어 대장 X-선 촬영, 내시경을 통해 항문과 직장 및 대장의 내부를 관찰하는 대장내시경검사를 한다. 이후 정도에 따라 약물치료가 이뤄지고, 약물치료가 더 이상 말을 듣지 않는 장 폐색, 천공, 농양, 장출혈이 있는 환자들에게는 수술요법이 이뤄지지만 그렇다고 완치되는 것은 아니며 재발할 가능성도 있어 재수술이 필요하기도 하다.

그러나 크론병 뿐 아니라 다양한 증상들과 합병증을 동반하는 면역질환들은 단순 치료만으로는 병을 고치기가 힘들기 때문에 생활적인 노력이 동시에 이뤄져야 한다.

특히 크론병 환자들은 질병으로 인해 에너지 요구량은 증가하는 반면 통증이나 식욕 감소로 음식을 섭취하는 양이 줄어들게 된다. 게다가 장에서도 영양분이 잘 흡수되지 못하고 설사를 하게 되므로 영양공급이 아주 중요하다. 이 중 비타민 중 특히 B12와 미네랄이 매일의 식단에 반드시 첨가돼야 한다.

또한 지방을 소화하는 능력이 결핍된 크론병의 경우 반드시 저지방식이를 해야 하고, 생굴과 양식 조개류, 기름기가 많은 편인 고등어와 청어, 꽁치 등을 주의해야 한다. 또한 찬 음식들은 장 점막을 자극해 설사증상을 더욱 악화시킬 수 있기 때문에 여름에도 팥빙수나 냉면, 아이스크림 같은 음식보다는 속을 따뜻하게 해주는 보양식이 좋다. 카페인이 많이 함유된 초콜릿과 커피, 콜라와 같은 음식 또한 염증의 진행을 더욱 촉진시켜 다른 합병증이 나타나는 원인을 제공하기 때문에 먹지 않는 것이 좋다.

특이한 것은 흔히 곡류나 채소류는 무조건 몸에 좋다고 생각하는 경우가 많지만 크론병의 경우 배설을 촉진하고 장 운동을 활발하게 하기 때문에 채소와 곡류의 무분별한 섭취를 제한해야 한다는 점이다. 특히 곡류 중 보리와 검은콩, 녹두, 메밀, 완두콩 등은 잦은 설사를 유발할 수 있고 채소류 같은 경우 물이 많고 찬 성질이 있는 오이와 가지, 미나리, 신선초, 버섯류 같은 부류를 주의해야 한다.

전문가들은 크론병에 대해 “지속적인 치료를 통해 충분히 완치가 가능할 수 있으니 너무 스트레스를 받거나 자포자기 하는 것은 옳지 않다.”며 “하루 세끼 식사를 하듯이 치료도 생활의 일부로 받아들일 수 있도록 노력하는 것이 중요하며 증상이 없어진 후에도 꾸준히 치료해야 재발을 막을 수 있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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