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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신건강, ‘장기입원’ 줄이지 못하면 답 없다
최지희 기자  |  웰페어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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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9.06.14  11:36: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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잇따른 사건·사고와 함께 정신장애에 대한 관심과 논의가 또 다시 주목을 받는 가운데, 정신장애인 인권증진을 위한 연속정책간담회가 이달 매주 수요일마다 국립정신건강센터 마음극장에서 열리고 있다.

국가인권위원회, 국립정신건강센터, 한국정신장애연대 카미는 “다행히 정신장애인 당사자와 가족, 의료인, 정신재활·복지전문가 모두 정책 변화가 요구된다는 것을 인식하고 있다.”면서도 “그러나 정신장애인에 대한 사회인식과 지원이 어떻게 어느 방향으로 변화해야 하는지에 대한 이해관계자와 정책관계자들의 충분한 논의가 부족한 상황.”이라고 말했다.

이에 이들은 ▲사회적 혐오 방송·언론보도에 대한 진단과 대안 ▲장기입원에 대한 진단과 대안 ▲지역사회 치료·거주·복지 환경 진단과 대안 ▲의료인과 소비자 관계에 대한 진단과 대안을 주제로 연속 간담회 자리를 자리를 마련했다.

두번째 간담회로 지난 12일에 열린 ‘장기입원에 대한 진단과 대안’의 기조발제는 서울특별시 공공보건의료재단 이영문 대표이사, 의료법인 지석의료재단 효병원 김형준 원장, 한국정신장애연대 권오용 사무총장이 맡았다.

발제자들은 현재 우리나라의 정신장애 관련 실태를 장기입원 문제가 보여주고 있다며, 이에 대한 대책이 시급하다고 입을 모았다.

대폭 늘어난 입원병상, 감소 없다고 봐야

OECD(경제협력개발기구) 국가의 정신건강 현황과 과제를 분석·발표한 ‘Making Mental Health Count(마킹 멘탈 헬스 카운트, 2014)’에 따르면, 한국 정신보건의 특성은 자살율의 증가와 정신과 입원병상의 증가로 요약됐다.

지난 20년간 OECD 정신보건체계는 입원병상을 줄이고 지역사회로 전환하고 있지만, 한국은 이와 다르게 움직이고 있다는 것이다.

이른바 선진국이라 일컫는 나라는 1980년대까지 한국보다 높은 입원병상을 유지하고 있었으나 이후 꾸준히 줄었다.

반면 한국은 1990년대 중반 약 3만 병상에서 이후 약 8만 병상으로 대폭 늘었다.

보건복지부에 따르면 정신건강증진 및 정신질환자 복지서비스 지원에 관한 법률(이하 정신건강복지법) 개정 뒤 정신의료기관 입원환자 수가 줄어들긴 했지만(2016년 12월 31일 기준 6만9,162명→2018년 4월 23일 기준 6만6,523명, 3.8%)로 변화했다고 보기는 어려운 수치다.

특히 한국의 평균 입원기간은 2011년 기준 OECD 국가 평균 입원기간 27.5일보다 훨씬 긴 116일이다.

2015년 기준 국내 정신질환자 평균 재원기간은 247일(이탈리아 13.4일, 스페인 18일, 독일 24.2일), 조현병 의료급여 환자의 경우 493.8일로 나타났다.
   
 
 기반 따라주지 않아… 그 가운데 ‘소외계층’ 생산

국가가 정신건강에 대한 정책 관련 의지가 없다는 평가도 여전하다.

권오용 사무총장은 조기 발견과 개입에 있어서 저소득층은 배제된다고 지적했다.

그는 “(정신질환이나 질병이 있어도) 장애인복지법에 의해서 보건복지부 장관이 고시한 ‘장애등급판정기준’에 해당해야만 정신장애인 등록이 가능하기 때문에 당장 치료가 필요한 경우는 소외될 수밖에 없다.”며 “의료급여 대상자로 최대한 빨리 인정돼야 신속하게 치료 받을 수 있는데, 20%에 달하는 자기부담금으로 소득이 낮은 저소득층 초발정신병 환자는 어려움이 크다.”고 설명했다.

김형준 원장은 “의료급여 환자는 건강보험 환자의 64%에 불과하다. 식사도 건강보험 환자의 67% 수준, 환자 관리도 64.7% 수준으로 심각한 차별을 받고 있다.”며 “우리나라의 국민 1인당 정신건강에 소용되는 비용을 1이라고 할 때스웨덴은 7.39배, 영국은 6.20배, 일본은 3.43배, 비교국가 평균 4.14배.”라고 말했다.

특히 조현병 입원환자의 60.5%가 의료급여 대상자로, 2017년 기준 의료급여 입원시 정액수가는 4만5,400원이다. 이는 건강보험 입원환자 1일 평균 7만3,651원의 61% 정도다.

의료체제 또한 열악한 상태다. 2016년 기준 OECD 회원국 1인당 정신보건 예산은 약 2만4,000원, 한국은 3,889원에 불과하다. 인구 10만 명당 정신건강 전문인력 역시 회원국 50.7명, 한국 16.2명으로 턱없이 부족하다. 인구 1,000명당 정신과 의사 수는 독일 0.27명, 한국 0.07명이다.

이영문 대표이사는 “건강보험 환자에 비해 의료급여 1종 환자는 장기입원에 대한 대응위험도가 3.16배 높게 나타났다. 재원기간 역시 길었다.”며 “첫 입원시 경험이 장기적이지 않을수록 후속 치료에 거부적이지 않기 때문에 정신과 생애 첫 입원이 치료목적이 분명한 단기입원이고, 인권이 존중 받는 방향으로 진행된다면 장기입원의 폐해를 줄일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진단군과 관계없이 첫 입원 의료기관이 종합병원이었던 환자군의 재원기간이 가장 짧게 나타났다.”고 덧붙였다.
   
▲ 의료법인 지석의료재단 효병원 김형준 원장이 당일 간담회에서 제시한 자료 일부분 캡처.

의료법인 지석의료재단 효병원 김형준 원장이 당일 간담회에서 제시한 자료 일부분 캡처.

스스로 ‘갇히길’ 선택할 수밖에 없어

정신건강복지법 시행 뒤 2018년 4월 23일 기준 비자의입원 비율은 37.1%로 2016년 12월 31일 기준 61.6%와 비교했을 때 24.5%p 대폭 하락했다. 단, 비자의입원 가운데 시·군·구청장에 의한 행정입원 비율은 증가했다.

반면 자의입원은 2016년 12월 31일 기준 38.4%에서 2018년 4월 23일 기준 62.9%로 크게 늘었다.

이에 대해 김형준 원장은 “나가야 하는 환자의 자의입원이 늘었다고 볼 수 있다. 병원을 나가서 갈 곳이 없다는 현실 때문에 어쩔 수 없이 타협 아닌 타협을 한 모순.”이라고 꼬집었다.

국가인권위원회가 지난 2월 발표한 ‘정신장애인 지역사회 거주·치료 실태조사’에서 당사자가 병원에서 퇴원하지 않는 가장 큰 이유는 ‘퇴원 후 살 곳이 없어서(24.1%)’, ‘혼자서 일상생활 유지가 힘들어서(22.0%)’, ‘가족과 갈등이 심해 가족이 퇴원·퇴소를 원하지 않아서(16.2%)’, ‘병원 밖에서 정신질환 증상관리가 어려워서(13.3%)’, ‘지역사회에서 회복·재활을 위해 받을 수 있는 서비스가 없어서(8.1%)’ 등 순이었다.

권오용 사무총장은 현재 정의하고 있는 지역사회 내 정신재활서비스는 변화를 만들지 못할 것이라며 △일상생활 지원 서비스 △당사자와 가족에 대한 정보제공과 교육 서비스 △위기 개입과 긴급 방문 등 비약물적 서비스 △정신질환을 이유로 차별이나 거부를 당할 경우 해결 서비스 △중독 이해 교육과 훈련 등 비약물적 서비스 △동료지원가 서비스 △직업재활 서비스 △입원치료기관 연계와 지원 서비스 △문화·예술·여가·체육활동 서비스 △쉼터 서비스 △정신의료기관과 지역사회의 연계 서비스 등을 제시했다.

이어 국립정신건강센터를 비롯해 광역 정신건강복지센터가 역할을 수행해 지역사회에 적합한 서비스를 개발·선별·확산해야 한다고 말했다.

의료법인 지석의료재단 효병원 김형준 원장은 “국가가 국비를 지정사업으로 내려줘야 지방자치단체가 고민할 것이다. 수가 문제 해결이 시급하며, 퇴원 뒤에 갈 곳을 만드는 것은 필수.”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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