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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 수요자 중심의 새 플랫폼 위에서 ‘장애인 정책’ 꽃 피우자보건복지부 사회복지정책실장 배병준
웰페어뉴스 기자  |  웰페어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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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9.07.05  09:38: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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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보건복지부 사회복지정책실장 배병준.
정거장과 스마트폰 앱(App)은 플랫폼이다. 정거장은 교통수단과 승객이 만나는 거점 역할을 하며, 교통과 물류서비스의 중심이 된다. 스마트폰 앱은 프로그램 공급자와 앱을 이용하는 수요자가 만나는 일종의 정거장이다. 이들 플랫폼은 모두에게 새로운 가치와 혜택을 제공해 줄 수 있는 상생의 생태계이며, 오늘의 제대로 된 서비스 제공의 기반이자 내일의 발전을 위한 초석이라고 말할 수 있다.

2019년 7월 1일부터 장애등급제가 단계적으로 폐지된다. 장애인 개개인의 욕구와 환경에 대한 ‘서비스 지원 종합조사’를 통해 서비스 필요도를 포괄적으로 평가하고 꼭 필요한 서비스를 지원하는 방식으로 전환된다. ‘서비스 지원 종합조사’라는 새로운 플랫폼이 장애인 정책 분야에서 구축되는 것이다. 그 기반 위에서 정부는 장애인의 욕구와 환경을 고려한 다양한 ‘장애인 정책의 꽃’을 피워나가고자 한다.

장애등급제는 장애인 등록을 신청하면 의학적 심사를 거쳐서 1등급에서 6등급까지의 장애등급이 부여되는 제도로 1988년 도입 이후 80여개의 장애인서비스의 기준으로 활용되어 왔다. 141개 장애인서비스 중 절반 이상이 장애등급에 따라 차등지원 서비스가 제공되어 온 것이다. 이 제도는 장애유형별 중증도를 구분하는 객관적인 기준으로서 장애인 복지제도의 단계적 확대에 기여해 왔으나, 점차 다양해지고 있는 장애인의 욕구나 가구의 특성을 고려하지 못한다는 비판이 장애계를 중심으로 제기되어 왔다.

장애등급제 폐지를 앞두고 정부는 새로운 정책방향인 「수요자 중심의 장애인 지원체계 구축방안」을 지난 6월 25일 발표하였다.

이번 정책은 오랜 기간 정말 치열하게 논의한 끝에 얻은 결실이다. 2013년 이후 15회의 관련 연구를 실시하고, 3차례 시범사업을 실시하였으며, 이 과정에서 약 80회에 걸쳐 장애인단체와 의견수렴 및 논의를 거쳤다. 장애유형과 법정단체 여부에 상관없이 모든 단체의 의견을 차별없이 고르게 듣기 위해 노력하였다.

장애등급제 폐지에 따라 단기적으로 장애인 활동지원 지원시간이 확대되는 등 12개 부처 23개 서비스의 지원대상이 확대되고, 지자체 200여 개 장애인 서비스 대상이 확대된다. 예컨대 장기요양보험 보험료 감면제도의 경우 기존 1~2급 장애인 32만 명을 대상으로 30%의 보험료를 감면해 왔는데, 앞으로는 장애의 정도가 심한 장애인, 즉 중증장애인으로 확대됨에 따라 30만5천 명이 늘어난 약 62만5천 명이 보험료 감면을 받게 된다. 이것은 시작에 불과하다. 종합조사는 2020년에 이동지원 서비스, 2022년에 소득 및 고용지원 서비스로 단계적으로 확대된다. 종합조사를 통해 장애인의 서비스 필요도에 관한 빅데이터가 축적되면 한정된 복지재정 안에서도 ‘욕구 기반(need-based)의 체감도 높은’ 정책 개발이 가능할 것이다.

이번에 새롭게 도입되는 종합조사표는 그간 전문가 연구, 장애등급제 폐지 민관협의체, 장애인단체 토론회 등 사회적 논의와 합의과정을 거쳐 마련되었다. 처음 시행되는 제도인 만큼 미흡한 점도 있을 것이다. 이에 대해서는 이미 지난 6월 10일에 복지부와 장애인단체 간의 진지한 토론 끝에 “시행 3개월 이내에 장애인단체와 함께 ‘고시개정위원회’를 구성해서 1년 이내 고시개정을 추진하고 이러한 제도개선절차를 매 3년마다 제도화하는 것으로 합의”함에 따라, 현재에 머무르지 않고 실제 운영결과 등을 토대로 지속적으로 개선하고 보완될 수 있는 체계를 마련하였다.

서비스를 제공하는 전달체계도 강화한다. 읍면동 주민센터에서 장애유형, 연령, 소득수준 등을 고려하여 신청 가능한 서비스를 선별해서 안내하고, 독거 중증장애인 등에 대해서는 장애인 담당 공무원이 장애인복지관, 발달장애인지원센터 등 관련 기관의 전문 인력과 동행하여 찾아가는 상담도 내실화한다. 장애인 특성을 고려한 전문 사례관리도 강화한다. 이처럼 민간과 공공이 협력을 기반으로 자원의 발굴과 서비스 연계를 더욱 강화해 나갈 계획이다.

다만, 이러한 정책 변화를 장애인이 실제 체감할 수 있으려면 현장인력 확충이 필요한 상황이다. 7월 1일 제도 시행 직후 읍면동의 상담‧신청업무, 국민연금공단의 종합조사업무, 시군구의 고난도 장애인 복합사례관리 업무가 크게 증가할 것으로 예상됨에 따라 타 부서 인력을 전환 배치하는 등 대응방안도 마련해 두고 있지만, 장애인의 욕구와 환경을 고려해서 꼭 필요한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해서는 현장 전문 인력의 확충이 필수적이다. 2022년까지 확대 예정인 지자체 사회복지공무원 1만 2천명 중 일부를 사례관리 분야에 추가 배치하고, 시군구의 사례관리 전담조직인 희망복지지원단에 근무하는 평균 4명의 통합사례관리사(공무직)의 일부 증원과 더불어 장애인종합복지관등의 사례관리 인력도 추가 확대 될 필요가 있다.

정부는 2019년 장애인활동지원 예산을 45% 증액한 바 있고, 지난해 문재인 대통령께서 참석하신 행사에서 발표된「발달장애인 생애주기별 종합대책」을 통해 2022년까지 관련 예산을 3배 수준으로 증액시킬 계획을 발표한 바 있다. 일각에서는 ‘예산 증액 없는 등급제 폐지는 가짜’라고 주장한다. 아직 부족하다는 의견에 공감하지만 다른 분야에 비해 장애인 예산은 상대적으로 가파르게 증가하고 있으며, 이러한 추세는 앞으로도 상당기간 지속될 것으로 기대된다.

이번에 마련한 정책이 모든 장애인이 만족할 수 있는 결과는 아니겠지만, 서로의 의견을 경청하고 합의하는 과정의 산물이었다. 그 과정에서 장애인 정책만큼이나 우리 모두 함께 성장했다. 이번에 마련한 「수요자 중심의 장애인 지원체계」가 앞으로 더 나은 장애인 정책 발전을 위한 튼튼한 플랫폼이 될 것이라고 확신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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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 웰페어뉴스(http://www.welfarenews.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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