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과 제1장

 
 

주인공 수택이 가족과 함께 소달구지에 이삿짐을 싣고 시골 신작로를 덜크럭거리면서 지나간다. 일찍이 수택은 열두 살에 고향은 떠나 타지에서 중학교에 다녔다. 그 후 열일곱 살에 동경으로 유학을 갔으며 귀국 후에는 서울 모 신문사 사회부 기자로 취직하여 잘 지내 왔다.

수택은 흙투성이가 되어 사는 아버지를 경멸하여 자신의 결혼식에도 청하지 않았다. 수택은 일금 80 원을 받는 샐러리 맨이면서 소설가로서 상당한 명예도 지닌 인물이나 신문사 일에 쫓겨 동경에 있을 때부터 써오던 소설을 쓰지 못하게 되자 삶에 회의를 느끼게 되었다. 신문사를 쉬면서 하는 일 없이 빈둥빈둥 지내다가 S라는 동료와 청량리에 가서 매캐한 흙냄새를 맡고 마침내 고향으로 내려가기로 결심했던 것이다.

그는 농촌 생활에 적응하기 위해 아버지가 시키는 대로 꼴도 베고 밭일도 열심히 한 다. 아버지는 물 자리가 좋은 논 여덟 마지기를 주고 집을 한 채 지어 주기도 한다. 그러던 어느 날 새벽에 아내의 희미한 울음 소리를 듣고 일어난다. 아내는 시골에 와서 보리밥만 먹다가 자신과 아이들이 줄곧 설사를 해 온 사실을 이야기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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