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예술관 미술관에서는 10월 18일~12월 29일까지 에릭 요한슨 사진展이 열린다. 이번 전시회는 2019 한국 스웨덴 수교 60주년 기념전으로 스웨덴을 대표하는 사진작가이자 초현실주의 사진의 끝판왕으로 불리는 에릭 요한슨의 환상적인 작품들을 만나볼 수 있다. 아시아 최초 순회전으로 전시 오픈과 동시에 신작을 공개하해 달라는 요청을 에릭 요한슨은 흔쾌히 받아들여 두 개의 작품을 동시에 선보였다.

에릭 요한슨의 작품에는 설명이 따로 없었다. 작품을 보는 사람마다 다른 감정을 느끼며 서로 다른 이야기를 상상하게 하기 위한 작가의 의도이다. 사진 기술은 단지 그의 머릿속에 있는 상상을 현실로 가져오는 매개체일뿐, 사진기로 순간이 아닌 아이디어를 포착하며 작은 디테일 하나하나를 사진 찍어 조합하여 새로운 세상을 만들어 낸다. 그의 작품에 사용되는 모든 이미지들은 디지털 기반의 합성 사진이 아니라 본인이 직접 촬영한 원본 사진들이며 다른 사진들이나 컴퓨터로 만들어진 사진은 사용하지 않는다고 한다. 에릭 요한슨의 작품을 보면서 누구나 한번쯤은 꿈꾸었던 어릴 적 상상(풍선을 타고 날아다니거나 열기구를 타며 편지를 배달하고 양떼구름 위로 내가 날아다니는 등등)들이 현실로 이루어질 것만 같은 착각이 들었다. 불가능을 가능하게 하는 시간이었다. 초현실주의 작품에서 가장 흔히 표현되는 것들 중 하나가 자연풍경을 조작하는 것이다.  조금이라도 어색한 부분이 있다면 현실적으로 보이지 않기 때문에 그만큼 기발한 상상력과 디테일이 필요하다. 그래서 에릭 요한슨은 작품을 만드는 과정을 모두 촬영하여 영상에 담아놓았다. 그 영상에서는 소품을 제작하는 모습과 장소를 찾아가는 모습, 인물들이 포즈를 잡고 또 그것을 촬영하는 에릭의 모습, 간단한 포토샵까지 담겨 있었다.

전시장을 나오면서 에릭 요한슨은 나에게 이렇게 말하고 있었다.

"상상하는 것을 멈추지 말고 정해진 규칙에 의문을 가져보세요.

도전하는 것을 두려워하지 마세요."

저작권자 © 복지TV부울경방송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