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명체의 기본단위인 DNA에는 유전정보가 담겨 있다. RNA는 DNA에 담긴 유전정보를 바탕으로 단백질 합성, 유전자 발현 조절 등 여러 생체 반응과 기능에 직접 관여한다. DNA에 있는 유전정보를 RNA에 그대로 옮겨 생명체에 필요한 단백질을 합성하는 현상을 ‘전사’라고 한다. 유전정보가 담긴 DNA가 원본이라면 RNA는 복사본인 셈이다. RNA 중합효소가 DNA에 결합해 유전정보를 읽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DNA로부터 RNA를 만드는 전사 과정은 개시와 연장, 종결 3단계로 이뤄진다. 3단계를 통해 RNA가 완성되면 합성 복합체가 완전히 해체됐다가 다시 조립되는 것으로 추정됐다. 그런데 이 과정에서 RNA 합성 복합체를 재사용하는 새로운 과정이 밝혀졌다. 

연구팀은 DNA로부터 RNA가 전사된 이후에도 RNA 중합효소가 DNA로부터 떨어지지 않고 DNA에서 자리를 옮겨 전사를 다시 시작한다는 사실을 알아내고 이른바 ‘재개시(reinitiation)’라고 이름붙였다.

기존에는 DNA에서 RNA가 전사돼 방출되는 동시에 RNA 중합효소가 DNA로부터 떨어져 나온 뒤 다시 전사 복합체가 만들어져 전사 과정을 되풀이하는 것으로 추정됐다. 하지만 이번 연구 결과 RNA 중합효소가 DNA에서 떨어지지 않고 계속 붙은 채로 DNA 내에서 이동하다가 새로운 전사과정을 시작하는 것으로 분석됐다.

연구팀은 이번에 새롭게 밝힌 RNA 중합효소의 메커니즘에 대해 우리 생명체가 복잡한 전사복합체를 해체하고 다시 조립하는 것보다 경제성을 택한 것으로 해석했다. 실제로 RNA 중합효소가 전사를 연속해서 수행하거나 인접한 여러 유전자를 한꺼번에 전사할 때 매우 효율적일 것으로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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