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떤 사람이던 자기 전에 누워서 가만히 생각하다가 죽는 것에 대한 두려움과 끝없는 공허함을 느끼거나, 혹은 어차피 다 죽을 것인데 이 모든게 무슨 소용이 있나 하는 생각을 해본 적이 있으리라고 생각합니다. 저도 최근 방학동안 집에서 혼자 온라인 수업을 들으면서 다른 친구들을 못만나다 보니 그러한 생각을 많이 하며 밤을 지새웠던 것 같습니다.

하지만 최근에 생각하게 된 것이, 이러한 죽음에 대한 극심한 두려움도 뇌가 느끼는 일종의 감각, 혹은 전기 신호일 뿐이며, 저희들이 생각하는 자아도 뇌가 만들어낸 환상이라는 생각을 하게 되었습니다. 예를 들어서 인간이 맛있는 음식을 먹고 싶은 욕구를 느끼고, 그것을 먹을 때 강한 쾌감을 느끼는 이유도 진화론적으로 맛있는, 즉 칼로리가 높아 신체의 신진대사에 도움을 주는 음식을 먹을 때 쾌감을 느끼게 된 돌연변이가 살아남았기 때문입니다. 이때 단순히 뇌 속 신경 세포인 뉴런 간에서 신경전달물질들을 분비하게 됩니다. 하지만, 우리가 생활하면서 하는 모든 행동은 이러한 "본능"에 의해서 행해지는 것이고, 이와 더불어 저희가 느끼는 두려움, 예를 들어 죽음 후 끝없는 공허함에 대한 공포도 죽음에 대해 강한 두려움을 느끼게 하는 신경전달물질을 분비하는 생물의 생존률이 높았기 때문입니다.

실제로 인간의 생존이나 번식을 초월한 그 이상의 관점에서 보면 인간이나 그러한 생물들이 죽을 때 공포나 두려움을 느낄 이유는 전혀 없습니다. 단지 그렇게 느낀 생물들만이 살아남은 것이지요. 결국, 가끔씩 저희가 느끼는 극한의 두려움도 마치 마약처럼 신경계를 조작하는 신경전달물질의 분비에 의한 단순한 결과이고, 아무런 의미가 없음을 알 수 있습니다.

하지만, 저희는 여전히 인간에 불과한 감정에 휘둘리는 나약한 생물이기 때문에 앞서 말한 관점으로 생각해보면, 그러한 감정과 욕구가 모두 헛된것이라 할지라도 저희가 그것을 느끼고 행복과 고통이 그것에 의해서 결정된 다는 점에서 고통을 최대한 느끼지 않고, 행복을 최대한 길고, 많이 누리기 위해서는 현재 노력과 최선을 다하여 저희에게 주어진 100여년간의 인생을 보람차게 살고 떠나가야 한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참고로 100년은 생각외로 긴 시간입니다.

그 외에, 저희 각각이 생각하고 있는 자아, 혹은 생각하는 그 주체에 대해서 말해보면 각각의 입장에서는 그것들이 유일하고 가장 중요한 것 처럼 느껴지지만, 그것 또한 진화의 산물 중 하나에 불과하다는 것을 쉽게 알 수 있습니다. 우선 가장 말이 안되는 것이 만약 자아가 유일하다고 하면 세상에 사람이 하나뿐이어야 하거나 나 혼자가 아주 특별한 사람이어야 하는데 그것은 불가능하고 모순이므로, 자아는 신경계가 만들어낸 환상입니다. 그 이유를 생물학적 관점에서 보면 생물 개개인이 자신을 특별하다고 느낌으로 인해 이기적으로 행동하고, 다른 사람이나 생물의 것들을 갈취하며 생존율이 올라가기 때문에 살아남은 종들이 모두 자아를 갖고 생각하게 된 것입니다.

반면, 제가 지금까지 말한 이러한 것들을 전혀 생각지도 못하고 살아가는 사람들이 있습니다. 마치 본능만을 따르고 그것의 존재 목적과 의미에 대해 전혀 생각하지 않는 동물과 같습니다. 또한 여기서 동물과 인간의 큰 차이점을 발견할 수도 있습니다. 

물론 이런 생각을 하지 못하고, 본능에 충실하며 살아간다하더라도 죽는 것은 똑같고, 죽을때 느끼는 고통과 두려움, 공허함에 있어서 딱히 다를 것은 없을 것입니다. 하지만 이미 이런 생각을 하게 되며 고통을 느끼게 된 이상 마치 수학이나 과학을 탐구하며 기쁨을 느끼는 것 처럼 이렇게 철학(?)에 관해 생각해보며 또다른 행복을 얻는 것도 나쁘지 않은 것 같습니다.

(사실 생각해보면 당장 이순간부터 죽을 때까지 단 한순간도 고통을 느끼지 않고 행복만을 느끼며 살아갈 수 있다면, 어떤 수단(약?)을 사용하더라도 후회를 할 일이 없을 것이리라 생각됩니다. 단, 우리가 그렇다고 해서 마약을 하지 않는 이유는 앞서 말한 것 처럼 해주는 약물이 없을 뿐더러, 빨리 죽게 되고, 사랑하는 주변 사람들이 고통을 받는 걱정에 대한 상념떄문에 그러한 과정을 시행하기 전에 이미 고통을 받을 것이기 때문에 불가능합니다. 한편 나라에서 이러한 마약을 통제하는 이유는 인간과 같은 생물체가 아닌 거대한 컴퓨터와도 같은 국가의 입장에서 담배나 술같은 가벼운 마약의 경우 나라의 생산량에 큰 영향을 미치지 않아 자신(국가)에 악영향이 없지만 필로폰이나 코카인과 같은 무거운 마약은 국민들의 생활을 피폐하게 만들어 나라가 마치 중국의 아편 사태처럼 망해갈 것이기 때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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