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장 가벼운 블랙홀일까? 가장 무거운 중성자별일까?

▲ 두 천제가 충돌해 하나의 블랙홀이 형성되는 과정. 버고연구단 영상 캡쳐
▲ 두 천제가 충돌해 하나의 블랙홀이 형성되는 과정. 버고연구단 영상 캡쳐

중성자별과 블랙홀은 질량이 태양보다 10~29배 큰 별이 수명이 끝난 뒤 형성하는 천체이다. 이들은 초신성 폭발 등 물질을 흩뿌리며 최후를 맞는데, 이후 중심부의 핵만 남아 자체 중력에 의해 수축하는 과정을 겪는다. 이들 천체는 질량의 범위가 정해져 있는 것으로 알려져 왔는데, 핵의 질량이 대략 태양의 2.2~2.5배 이하인 경우는 중성자별이 되고 5배 이상인 경우는 블랙홀이 된다고 알려져 왔다.

미국의 ‘라이고’ 과학협력단과 유럽 이탈리아의 ‘버고’ 과학협력단은 지난해 8월 지상에서 관측된 중력파의 파형을 분석한 결과 이 중력파를 만든 천체 중 하나의 질량이 태양의 2.6배로, 기존에 관측된 적이 없는 새로운 질량대의 중성자별 또는 블랙홀이라는 사실을 밝혀 ‘천체물리학저널’에 발표했다.

관측 결과 이 중력파가 태양 질량의 23배인 거대한 블랙홀과 태양 질량의 2.6배인 미지의 천체가 쌍성을 이룬 채 서로를 중심으로 돌다 서로 충돌해 태양 질량의 25배인 블랙홀로 합쳐지는 과정에서 만들어졌다는 사실을 밝혔다. 충돌한 두 천체의 질량은 9.2배 차이가 나는데, 이는 현재까지 중력파를 이용해 발견한 쌍성 중 블랙홀과 짝별의 질량 차이가 가장 큰 경우 중 하나다.

특히 태양 질량의 2.6배를 갖는 천체는 이제까지 관측된 가장 가벼운 블랙홀 또는 가장 무거운 중성자별로 추정되는데, 기존에는 태양 질량의 2.2~5배 사이의 천체는 발견된 적이 없었으나 이번 발견으로 이런 질량대의 블랙홀 또는 중성자별이 존재하며, 심지어 그리 드물지 않을 가능성도 제기되었다.

천문학자들은 특히 이 별이 중성자별로 밝혀질 경우 또 하나의 새로운 천문학적 발견이 될 것으로 보고 관심을 기울이고 있다. 그 동안 블랙홀로만 이뤄진 쌍성의 병합과 중성자별로만 이뤄진 쌍성의 병합은 중력파로 관측한 적이 있다. 하지만 블랙홀과 중성자별로 이뤄진 쌍성의 충돌은 관측된 적이 없다. 블랙홀-중성자별 쌍성은 그 자체로 최초의 발견이며, 쌍성을 이루는 두 천체의 질량이 10배 가까이 차이가 나는 경우도 매우 희귀해 천문학과 천체물리학, 심지어 상대성이론과 같이 중력이론을 연구하는 데에도 중요한 발견이 될 수 있다.

라이고 국제협력단 대변인인 패트릭 브레이디 미국 위스콘신대 교수는 “가장 질량이 큰 중성자별 관측 사례가 될지, 가장 질량이 작은 블랙홀 관측 사례가 될지는 아직 모른다”며 “향후 보다 많은 관측을 통해 수수께끼를 풀겠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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