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의 온실가스 배출 지속의 문제점

 
 

현재 연간 10.1일인 폭염일수가 35.5일로 3배 이상 늘어난다. 온열질환으로 인한 노인과 사회경제적 취약계층의 사망이 증가한다. 기온 상승으로 인한 동물 매개 감염병이 더 자주 발생한다. 해수온도와 해수면은 지속적으로 높아진다. 집중 호우로 인한 홍수 위험이 늘어나지만, 동시에 가뭄 피해도 심화된다. 벼의 생산성이 25% 줄어든다. 사과를 재배하기 적합한 조건의 땅은 거의 사라진다. 이는 온실가스 배출이 지금처럼 지속될 경우, 21세기 중반 이후부터 한국이 겪게 될 상황이다. 환경부와 기상청은 28일 이 같은 내용이 담긴 ‘한국 기후변화 평가보고서 2020’을 발간했다. 2014년 이후 6년 만에 발간된 이번 보고서는 연구진 120명이 최근 6년간 발표한 1900여편의 국내외 논문과 보고서를 분석해 한국의 기후변화 상황과 향후 전망을 정리한 것이다. 보고서에 나타난 한국의 기후변화 상황은 이미 좋지 않다. 한국의 기온은 전 지구 평균보다 높아지고 있다. 전 지구 평균 지표온도가 1880~2012년 동안 0.85도 높아진 반면, 한국은 1912~2017년에 약 1.8도 상승했다. 보고서는 “전 지구 평균에 비해 한국이 더 높은 기온 증가율을 보이는 것은 명확”하다며 “기온 상승 추세가 최근 강해지는 특성이 나타난다”고 밝혔다. 지금 같은 추세로 온실가스가 배출된다면 한국의 연평균 기온은 21세기 말 최대 4.7도 높아질 것으로 전망된다. 최근엔 봄철 이상고온도 갈수록 빈번해지고 있다. 5월 평균 기온은 2014~2017년 매해 역대 기록을 경신했다. 연평균 강수량은 늘고 있는데, 여름철에 특히 집중되면서 오히려 봄과 겨울에는 가뭄 피해가 나타나고 있다. 앞으로도 돌발 호우 등으로 인한 홍수 위험성은 높아지고, 가뭄의 빈도가 늘어나는 다소 모순적인 현상이 나타날 것으로 전망됐다. 한국의 대기 중 이산화탄소와 메탄의 농도는 전 지구 평균 농도보다 각각 5~8ppm, 100ppb 높고, 이에 따른 복사강제력(기후변화를 일으키는 힘)도 전 지구 평균보다 다소 높게 나타났다. 이번 평가보고서에서 눈에 띄는 것은 지금보다 3배 이상 증가할 것으로 전망된 폭염일수다. 보고서는 온실가스 배출이 지금 같은 추세로 지속될 경우, 현재 연간 10.1일인 폭염일수가 21세기 후반 35.5일로 증가할 것으로 예측했다. 여름에 33도 이상인 날이 한 달 이상 지속되는 것이다. 폭염일수의 증가는 건강 피해로 이어진다. 기온이 1도 상승할 때, 사망 위험은 5% 증가한다. 보고서는 미래 폭염으로 인한 하절기 사망률이 2011년 인구 10만명당 100.6명에서 2040년 230.4명으로 약 2배 증가한다고 밝혔다. 이러한 건강 피해는 고령층과 취약계층에 집중된다. 보고서는 “여성과 65세 이상 노인, 교육수준이 낮은 인구 집단, 심뇌혈관이나 호흡기계 질환 등 만성질환자가 폭염 위험에 더 약한 것으로 나타났다”고 밝혔다. 생태계도 바뀐다. 벚꽃의 개화시기는 2090년에 지금보다 11.2일 빨라진다. 소나무의 고사율은 겨울철 기온이 1도 오를 때마다 1.01% 높아져서, 2080년대에는 소나무숲이 현재보다 15% 줄어든다. 벼 생산성은 21세기 말 25% 이상 줄고, 사과의 재배 적지는 없어진다. 반면 따뜻한 곳에서 자라는 감귤은 강원도에서도 재배가 가능해진다. 기후변화로 인한 산업 부문의 피해도 클 것으로 전망된다. 보고서는 “에너지 소비가 많은 경제구조인 한국은 기후재난이 일어났을 때 재산상 피해가 심각해질 수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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