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 첨지의 불행은 선택인가 운명인가?

 
 

운수 좋은 날의 주인공 김 첨지는 도시 하층민에 해당하는 인력거꾼으로 병든 아내와 아기와 함꼐 가난한 삶을 산다. 김 첨지는 약을 쓰면 병이 더욱 악화된다는 자신의 신조를 지키며 아내에게 약 한 첩 써주지 않는다. 김 첨지는 죽음을 예상한 아내의 외침을 뒤로한 채 일을 하러 나간다. 그날따라 그는 많은 손님을 태워 평소 이익의 2배가량을 벌게 되고 집에 가까워지면서 불길한 에감이 들어도 집으로 돌아가지 않고 치삼이와 술까지 마신 뒤 아내가 평소 먹고 싶어하던 설렁탕을 사서 간다. 하지만, 그가 집에 도착했을 때는 이미 아내가 죽어있었다. 김 첨지가 살던 당시의 상황을 고려해보았을 때 김 첨지의 대처와 아내의 죽음은 노력한다고 바뀔 수 없는 운명이라고 생각할 수도 있다. 하지만 김첨지는 그날따라 불길함을 느꼈음에도 불구하고 아내에 대한 걱정만 할 뿐 실질적인 도움을 주지 않는다. 그가 아내의 걱정만 하면서 찾아가보지 않는 것이 아내가 확실히 죽을지 말지 예측할 수 없는 불확실성에 비해 김 첨지의 도시 하층민으로서 돈에 대한 갈망이 더 크기 때문이라고 생각할 수도 있겠지만, 당장이라도 아내가 죽을 수 있다는 생각을 그날따라 김첨지가 했기 때문에 이것은 김 첨지가 아내 대신 돈을 선택한 결과라고 생각한다. 만일 조금이라도 더 빨리 집에 가 아내의 곁을 지켰고, 애초에 아내가 급체를 했을 때 간단한 대처라도 해주었다면 아내가 죽음까지 이르는 불행한 결과를 이끌지 않았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어떤 선택을 하던 간에 똑같은 결과가 나온다면 그것은 운명이라고 할 수 있다. 하지만 김 첨지의 선택이 아내의 죽음이라는 불행한 결과를 낳았을 뿐 아내의 죽음이 예정되어있었던 것은 아니다. 따라서 김 첨지의 불행은 선택에 의한 것이라고 할 수 있고, 김 첨지가 제때에 제대로 된 대처와 선택을 했다면 불행을 피할 수 있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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