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NIST 기계공학과 장재성 교수팀이 전기적 힘을 이용해 공기 중 바이러스를 농축할 수 있는 장치와 농축된 바이러스의 양을 신속히 측정할 수 있는 센서로 구성된 바이러스 검출 시스템을 개발했다고 31일 밝혔다.
공기 중 바이러스를 빠르고 정확하게 진단하려면 바이러스가 포함된 채 떠다니는 입자를 잘 잡아내는 채집기와 채집된 바이러스를 빠르게 검출할 수 있는 센서가 필요하다. 하지만 공기 중 바이러스를 채집하는 기존 방식은 ‘진공청소기’와 유사한 방식이기에 채집 가능한 입자 크기에 한계가 있고 채집 과정에서 바이러스가 손상된다.
장재성 교수팀은 정전기적 인력을 이용하여 공기 중 바이러스를 효율적으로 채집하고, 면역 반응을 통해 이를 빠르게 검사 할 수 있는 시스템을 개발했다.
이 방식은 10㎛(마이크로미터) 이상의 크기부터 1㎛ 미만의 작은 입자도 효과적으로 채집할 수 있다. 또 채집과정에서 입자가 용액에 부딪혔을 때의 충격이 적은 덕분에 살아있는 바이러스를 더 많이 채집할 수 있어 검사의 신뢰성을 높일 수 있다.
채집된 샘플은 가볍고 저렴한 ‘종이 면역 센서’를 이용해 검사하는데 임신 진단 키트처럼 신속하게 바이러스를 검출하고, 그 정확도는 유전자 증폭 검사(qPCR)에 이른다.
장재성 교수는 “입자를 가속시킨 뒤 고체 배지나 액체에 충돌시켜 바이러스를 채집하는 ‘관성 충돌 방식’은 0.03~0.1㎛의 미세한 입자는 10%도 못 잡지만, 이번에 개발된 방식은 1㎛ 미만의 입자도 99%이상 잡아 낼 수 있다”고 설명했다.
연구팀은 개발한 시스템을 이용해 A형 독감 바이러스를 측정하는 실험을 진행했다. 비록 신종인플루엔자 바이러스에 대해서만 이루어진 실험이나 비슷한 크기와 구조, 똑같이 외피를 가진 코로나바이러스에 대해서도 사용 가능하다.
연구진은 “현재 더 많은 공기를 뽑아들 일 수 있는 농축 장치에 관한 연구가 진행 중”이라고 전했다.
이번 연구는 환경공학 분야의 세계적인 저널 ‘환경과학기술’(Environmental Science & Technology) 8월 24일자로 온라인 게재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