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술관에 쉽게 올 수 없는 지역의 중·고등학생들도 쉽게 미술을 접할 수 있도록 미술책 보급에 써주세요."
방탄소년단(BTS)의 RM이 최근 서울 삼청동 국립현대미술관(관장 윤범모)을 찾아 '아름다운 미술 책' 읽는 문화를 확산하는 데 써달라며 1억원을 기부한 것으로 뒤늦게 밝혀졌다.
국립현대미술관은 14일 보도자료를 내고 "최근 방탄소년단의 RM이 9월 12일 자신의 스물 일곱번째 생일을 맞아 미술 책 제작 지원에 써달라며 국립현대미술관문화재단을 통해 1억원을 기부했다"고 밝혔다.
국립현대미술관은 "RM이 기부한 1억원은 그동안 국립현대미술관이 출간한 미술 도서를 중심으로 그동안 절판돼 구할 수 없었거나 재발행이 필요한 도서 제작에 쓰일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렇게 제작된 도서는 도심에서 먼 전국 400곳 공공 도서관 및 도서산간지역의 초·중·고 학교 도서관에 기증하고, 국립현대미술관 책방에도 비치될 예정이다.
국립현대미술관이 발간할 도서는 한국작가 도록 7종 (김환기, 이중섭, 변월룡, 유영국, 박래현, 윤형근, 이승조)와 『내가 사랑한 미술관 :근대의 걸작』『미술관에 書:한국근현대서예전』중 각 1편을 묶어 한 세트 8편으로 구성돼 총 4000권이 마련된다. RM의 지원 도서는 각 도서관과 국립현대미술관 미술책방에 오는 10월 중에 보급될 예정이다.   윤범모 국립현대미술관장은 "RM씨가 평소 영감과 휴식을 얻은 미술 분야에 대한 지원 의사를 밝히며, 본인이 책을 통해 미술을 더 깊게 이해하는 것처럼 미술관 접근이 어려운 청소년들도 쉽게 미술을 접하면 좋겠다는 뜻을 전해와 기쁘고 놀랐다"며 "바쁜 스케줄에도 미술관을 종종 찾아 미술 관심 확대에 선한 영향력을 주는 RM씨와 함께 우리 미술 책 읽는 문화가 확산되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RM의 미술 사랑은 이미 널리 알려진 사실이다. 실제로 몇몇 작가들의 작품을 소장하고 있고, 틈날 때마다 주요 전시장에 등장하곤 했다. 그가 다녀간 미술관과 갤러리를 일일이 언급하는 게 무의미할 정도로 다녀간 전시장도 매우 다양하다.
지난 12일 생일에도 SNS에 갤러리에서 작품을 보고 있는 자신의 모습을 공개했다. 서울 삼청동 국제갤러리에서 열리고 있는 에이스트릭트 미디어아트전시 ‘별이 빛나는 해변 Starry Beach’전. 지난 2주간 서울 시내 국·공립 미술관은 코로나19 방역을 위해 휴관이었지만 갤러리에선 사회적 거리두기 2.5단계에서도 인원을 제한해 전시 관람이 가능했다.
직접 만나본 미술관 학예사나 갤러리 관계자들에 따르면 RM은 국내 근현대 작가들의 전시를 꾸준히 챙겨보았을 뿐만 아니라 대화를 나눠 보면 작가들 도록 등 관련 서적도 꼼꼼히 읽은 것으로 드러나 놀랐다며 혀를 내두른다. 한 갤러리 관계자는 "그를 직접 만나보기까지는 미술에 대한 관심과 애정이 그렇게 깊을 것이라고는 생각하지 못했다. 하지만 그는 정말이지 놀라우리만치 진지했다. 만약 RM이 음악을 하지 않았더라면 대학원에 진학해 미술사나 이론 공부를 하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고 전했다.
미술계는 미술 분야에서 RM의 행보가 어떻게 더 확장될지, 또 그의 관심이 그의 팬들에게 어떤 영향력을 미칠지 경외심 어린 시선으로 계속 지켜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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