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훈 청와대 국가안보실장은 지난 25일 오후 언론 브리핑을 두 차례 했다. 오후 2시 첫 브리핑에서는 북한 통일전선부가 해양수산부 공무원 이모(47)씨 사살 사건과 관련해 보내온 통지문의 내용을 소개했고, 오후 4시 두 번째 브리핑에선 문재인 대통령의 지시에 따라 남북 정상이 주고받은 친서 내용을 공개했다. “북측 통지문 공개 이후 남북 정상 간의 친서 교환 문제에 대한 국민 관심이 커졌다”는 이유다.

하지만 해당 친서들은 이씨 사살 사건이 발생하기 전 교환한 것으로 사건의 본질과는 관계가 없다. 또 북한의 만행에 국내 여론도 악화한 터였다. 그런데도 친서를 공개한 배경을 두고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예상외로 빠른 사과에 고무된 청와대가 남북 최고위급 간 소통은 원활히 이뤄지고 있다는 점을 강조하며 이번 사건을 오히려 대화 복원의 계기로 삼으려는 것 아니냐는 관측이 나온다. 실제 27일 청와대는 “북측의 신속한 사과와 재발 방지 약속을 긍정적으로 평가한다”며 북한에 공동조사를 요청했다. 이를 위해 북한이 일방적으로 끊어버린 군사통신선 복구도 제안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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