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8월 산업통상자원부 국가기술표준원은 안전기준치 위반으로 적발된 26개 어린이 제품에 리콜 명령을 내렸다고 26일 밝혔다. 주로 초등학교 등에서 교육용으로 사용되는 교구 17개, 완구류 9개 제품이다. 환경호르몬인 프탈레이트계 가소제 기준치를 354배와 128배를 각각 초과한 줄넘기와 축구공, 납 기준치를 8배 초과한 수학용 줄자 등이 적발됐다.

환경호르몬이란 우리 몸에서 정상적으로 만들어지는 물질이 아니라, 산업 활동을 통해 생성, 분비되는 화학물질이다. 생물체에 흡수되면 내분비계 기능을 방해하는 유해한 물질이기도 하다. 최근에 이러한 환경호르몬이 큰 문제가 되고 있는데 그 이유는 이처럼 정상적인 호르몬을 방해할 수 있는 화학물질의 생산이 급격하게 늘어나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농약이나 살충제, 플라스틱, 통조림 캔 등에 환경호르몬이 들어있기 때문에 환경호르몬은 이미 우리의 생활환경에 널리 퍼져 있다고 볼 수 있다.

환경호르몬은 한번 생성되면 잘 분해되지 않고 환경 중에 오랜 기간 남아있거나 인체 내에 들어와서 지방세포 등에 오랫동안 저장되어 만성적인 영향을 주는 잔류성 유기화합물도 있지만 쉽게 분해되거나 인체 내 잔류시간이 짧은 것도 있는데 이 경우에도 일상생활에서 지속적으로 노출되면 심각한 문제가 생길 수 있다. 이 중 대표적으로 몇 가지를 보면, 다이옥신은 소각장에서 피복 전선이나 페인트 성분이 들어있는 화합물을 태울 때 발생하는 대표적인 환경호르몬으로서 암까지 유발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다음으로 비스페놀A는 플라스틱 물병, 통조림 캔, 치과용 충전제 등에 사용되는 물질로 우리 일상생활에서 흔히 접할 수 있다. 아직 충분히 밝혀졌다고 볼 수는 없으나 여러 연구에서 비만, 심장질환, 고혈압, 당뇨병 그리고 간 기능 이상을 보고하고 있다. 프탈레이트 역시 쉽게 휘고 탄력성이 있는 성질 때문에 플라스틱에 첨가제로 널리 쓰이는 화학물질이다. 장난감, 화장품, 의료기기 등 현대인의 생활용품에 거의 안 들어간 제품이 없을 정도로 많이 쓰인다. 프탈레이트는 남성호르몬에 대한 반대작용이 있어서 남자아이의 생식기관 발달에 영향을 줄 수 있다. 그뿐 아니라 최근에는 인슐린, 혈당, 갑상선호르몬 등에 영향을 주는 것으로 알려졌다.

플라스틱 제품, 일회용품, 인스턴트 제품 등 오늘날 우리가 접하게 되는 생활편의 제품들의 상당수가 화학성분으로 이루어진 것들이며 그만큼 우리의 생활이 환경호르몬을 비롯한 화학물질에 의존하고 있다. 물론 현대인들에게 있어 이러한 생활화학제품을 사용하지 않고 생활하는 것은 매우 어려운 일이지만, 우리가 이미 알고 있듯, 인공적이고 편리한 것들보다 자연적이고 약간은 불편한 것들이 우리의 몸과 삶을 보다 건강하게 만든다는 점을 생각하여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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