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 본격적으로 찬바람이 불 때면 백화점 주인공 자리를 차지했던 경량패딩이 올해는 '가을 패션의 왕좌'를 뽀글이 점퍼에 내줬다. 지난해 10대를 중심으로 크게 유행했던 뽀글이 점퍼가 전 세대로 확산되면서 아웃도어업계는 11월 다운패딩 대목을 한 달 앞두고 초가을 뽀글이 전쟁에 돌입했다.
폴리에스테르 소재를 뽀글뽀글하게 가공해 일명 '뽀글이 점퍼'라고 불리는 플리스(fleece) 점퍼는 가벼운데 보온성이 뛰어나 초가을부터 한겨울까지 입을 수 있다. 다운 충전재가 들어간 한겨울용 다운 패딩보다 가격이 저렴한데 가을은 물론 겨울에도 착용 가능해 작년부터 '초겨울 아우터'의 대세로 부상했다.
지난해 10대에 크게 유행했던 뽀글이 점퍼 브랜드는 더네이쳐홀딩스의 '내셔널지오그래픽'이다. 2018년 F&F의 디스커버리 롱 패딩이 10대의 겨울철 대세 아우터였다면 작년 겨울에는 평년보다 따뜻한 날씨가 이어지면서 11월 다운 패딩 대목에 패딩 점퍼 대신 내셔널지오그래픽 플리스 점퍼가 많이 팔렸다.
올해는 한여름인 8월 초부터 뽀글이 선판매가 시작될 정도로 일찍부터 뽀글이 판매 경쟁이 시작됐다. 10대 뿐 아니라 전 세대를 대상으로 한 뽀글이가 출시되면서 다양한 플리스 점퍼 컬렉션이 선보이고 있다.
12일 기준 10대가 많이 사용하는 쇼핑 플랫폼 무신사의 최근 1개월 가장 많이 팔린 '뽀글이 점퍼' 1~5위에는 내셔널지오그래픽 제품이 4개나 이름을 올렸다. 작년에 이어 올해도 10대의 내셔널지오그래픽 브랜드 선호도가 매우 높은 것이다. 올해는 뽀글이 점퍼를 이용하는 연령대가 확 넓어지면서 아웃도어 업계가 시장점유율 확대를 위해 각축전을 벌이는 중이다. 국내 아웃도어 1위 노스페이스는 페트병을 재활용해 섬유 원단으로 만든 '친환경 에코 플리스'로 대대적인 마케팅을 펼치고 있다. 노스페이스는 지난 9월1일 500ml 페트병 기준 1082만개를 재활용한 2020년 가을·겨울 에코 플리스 컬렉션 신제품을 출시하고 아웃도어업계의 친환경 행보 선봉에 섰다. 모델 신민아를 내세운 '에코 플리스(일명 신민아 후리스)' 광고로 MZ세대(밀레니얼+Z세대) 잡기에 나섰다.
아웃도어 시장 축소로 지난해 매출 1000억원을 간신히 턱걸이한 밀레는 '내일은 미스터트롯'으로 스타가 된 임영웅을 모델로 내세운 '임영웅 플리스'를 선보였다. 1020세대는 물론 중장년층까지 겨냥한 빅로고 자켓, 벨보아 플리스 자켓을 선보였다.
그밖에 블랙야크, K2, 아이더 등 주요 아웃도어 브랜드가 모두 플리스를 출시한 가운데 네파는 플리스와 패딩을 결합시킨 독특한 제품을 출시했다. 플리스 점퍼로 보이지만 뒤집으면 패딩 점퍼가 되는 일명 '네파 패리스' 점퍼는 뽀글이 점퍼로도, 패딩으로도 입을 수 있는 것이 장점이다.본격적인 겨울 시즌에 앞서 롯데백화점은 블랙야크와 협업해 긴 기장의 롱 뽀글이 점퍼인 '폴라베어 플리스'를 출시했다. 한 겨울에 입을 수 있게 기장이 길어졌고 보온성이 강화됐다. 이 제품은 코로나19(COVID-19)로 위축된 소비심리를 감안해 온라인 전용으로 가격을 낮춰 출시됐다.롯데백화점 치프바이어는 “올해도 플리스는 대세 아이템으로 인기가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며 "블랙야크 폴라베어 플리스 등 위축된 소비심리를 고려해 합리적인 가격의 다양한 플리스가 출시됐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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