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에서 가장 슬픈 질병, 퇴행성 뇌질환

 
 
 
 

 간혹, 영화의 마지막 장면에서 주인공에게 선택의 길이 주어진다. '주인공은 사랑하는 사람과 함께 살지만 불운한 인생을 살 것인가' 아니면 '사랑하는 사람에 대한 모든 기억들을 잊고 행복한 인생을 살 것인가' 이것이 그 예이다. 대부분의 영화의 주인공은 기억을 잊기보다 사랑하는 사람을 택한다. 자신이 모든 것을 잊고 행복하게 사는 것보다 사랑하는 사람과의 추억을 잊는 것이 훨씬 더 괴롭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이처럼 기억상실은 인간의 소중한 기억들을 빼앗아가는 잔인하고도 악랄한 것이다. 이러한 기억상실이 영화에서만 나온다면 정말 좋겠지만 안타깝게도 현실에서도 많이 나오고 있다. 기억을 빼앗아가는 악당, '퇴행성 뇌질환'이 바로 이것이다.
 '퇴행성 뇌질환'은 퇴화 노년층에서 매우 흔한 증상이다. 퇴행성 뇌질환의 대표적인 질병은 기억을 상실해 사람들의 삶과 인간으로서의 존엄성을 송두리째 앗아가는 알츠하이머 같은 질환이다. 사이언스는 10월 2일자에 신경 퇴화와 관련된 4개의 리뷰 논문을 특집판으로 묶어 현재 신경 퇴화 관련 연구의 현재를 짚었는데 이 연구는 퇴행성 뇌질환의 발병을 늦추거나 치료법을 개발하려는 연구진들의 노력을 담고 있다. 리뷰 논문은 수면과 신경 퇴행성 질환 발병, 프리온을 연결하는 증거에 대해 논의한다. 첫 번째 리뷰 논문은 수면의 중요성에 대해 논의한다. 충분한 수면을 취하는 사람이 더 오래 살고 건강도 좋아진다는 것이다. 수면의 질이 좋지 않으면 치매를 유발할 수도 있다. 수면을 취하는 동안 우리 뇌는 신경 퇴행성 질환을 유발하는 잘못 접힌 단백질을 포함한 노폐물을 씻어내는 것으로 알려져 있기 때문이다. 두 번째 리뷰 논문은 세포 조직의 기본 메커니즘인 상전이가 신경퇴화와 어떤 연관관계가 있는지를 논의한다. 리뷰 논문 저자에 따르면 상전이에 오류가 생기면 신경 퇴행성 증상을 유발하는 잘못 접힌 단백질이 쌓일 수 있다는 사실이 최근 연구를 통해 속속 규명되고 있다. 세 번째 논문은 뇌의 면역세포인 '미세아교세포'가 알츠하이머 치매나 파킨슨병과 같은 퇴행성 뇌질환이 발달하는 과정에서 어떤 신경적 기능을 조정하는지를 논의한 내용이다. 미세아교세포와 뉴런의 상호작용이 뇌신경 세포의 기능과 장애를 조절하는 방법을 보다 잘 이해할 수 있도록 해준다는 게 저자들의 지적이다. 마지막 리뷰논문은 알츠하이머 치매를 유발하는 환경적, 유전적 위험에 대한 최근 연구들을 평가한다. 저자들은 유전 변이가 퇴행성 뇌질환 위험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에 대한 이해가 아직 부족하기 때문에 퇴행성 뇌질환의 치료약물을 찾는데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지적한다.
 앞에 나온 신경퇴화에 관련된 4개의 리뷰 논문처럼 퇴행성 뇌질환을 막고 치료하려는 노력들이 보이고 있다. 리뷰 논문은 우리가 몰랐던 퇴행성 뇌질환의 과학적인 사실들을 말해주었고 기능과 방법들을 통해 우리가 어떻게 예방해야 하는 지까지 다루었다. 인류에게 아직 가장 슬프고 끔찍한 질병으로 남아있는 만큼 나와 우리 주위의 모든 사람들의 건강에 주의를 기울이며 살아가는 사람이 되자.

자료출처: 동아사이언스- 가장 슬픈 질병 '퇴행성 뇌질환' 극복을 위한 노력 2020.1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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