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로 줄어들긴 했으나 부산대학교 앞은 늘 많은 사람들로 붐빈다. 유동 인구가 많은 탓에쓰레기가 많을 것이라 예상은 했지만, 사람이 거의 다니지 않는 이른 아침 실체를 드러낸 거리의 모습은 정말로 충격적이었다. 쓰레기를 길에 버려 본 적이 없는 나로서는 도저히 이해되지 않는 모습이었고 한동안 이 광경이 머릿속에서 잊혀지지 않았다.

 새벽마다 구청에서 사람들이 나와서 쓰레기를 줍고 쓰레기를 수거해가고는 있지만 쓰레기를 버리는 사람과 쓰레기를 치우는 사람이 따로 있다는 것이 가장 큰 문제인 것 같다. 또한 구청에서는 내 상점 앞 쓰레기를 내가 치우도록 하고 있지만 이 역시 근본적인 해결책이 되지는 못하는 것 같다. 실제로 상점 주인들과 인근 주민들은 아무리 치워도 끝없이 나오는 쓰레기로 인해 골머리를 앓고 있었다. 경고문을 붙여 놓아도 소용없어 보였다. 담배꽁초가 너무나 많았고 기둥만 보면 쓰레기를 버리는 사람들은 기둥만 보면 볼일을 보는 우리 집 강아지와 다를 게 없어 보였다. 지하철역 부근에 쓰레기통이 몇 개 있긴 했지만 전체적으로 쓰레기를 버릴 만한 곳이 없었다. 그런데 쓰레기통이 있다고 해도 이 정도 쓰레기양이면 쓰레기통은 금방 넘쳐날 것이다. 특히 편의점 바로 앞에 쓰레기를 버리거나 담배꽁초를 마구 버린 사람들은 쓰레기통이 있어도 이용할 것 같지 않다. 그래서 몇 가지 방법을 생각해 보았다.

 먼저 거리 50m마다 쓰레기통을 설치하도록 한다. 쓰레기통이 있으면 흩어져 있던 쓰레기가 아무래도 그 주변에 모일 것이고 그러면 수거하는 사람도 조금은 편할 것이다. 쓰레기통이 멀리 있으면 여전히 사람들은 아무데나 버릴 것이므로 50m마다 쓰레기통을 설치한다. 또한 음식점 및 술집 앞에는 담배꽁초가 특히 많으므로 가게 앞에 담배꽁초 버리는 곳을 의무적으로 설치한다. 담배꽁초 못지않게 테이크아웃 한 음료수 컵이 굉장히 많이 버려져 있었으므로 음료를 판매하는 몇몇 상점과는 협약을 맺어 테이크아웃 컵을 가져 오면 포인트를 적립해 주고 쌓인 적립금에 따라 무료 음료를 제공한다. 다시 그 가게에 가서 반납하는 것이 아니라 협약을 맺은 곳은 어디 든 반납할 수 있게 하여 시민들이 편리하게 이용할 수 있게 한다. 물론 무료 음료 제공에 대한 예산은 구청에서 지급한다. 가장 근본적으로는 시민 의식이 바뀌어야 하는 것이므로 구청에서는 지속적으로 환경 정화 캠페인을 실시하도록 한다. 또한 인근 초·중·고·대학교 학생들을 동원하여 환경정화활동을 하도록 한다. 이때 형식적인 환경정화활동이 아니라 학생들의 의식을 조금이라도 바꾸기 위해서는 주말 또는 휴일 오전 시간을 이용하여 활동하게 해야 충격적인 쓰레기의 실체를 보면서 의식을 개선하는 시간을 갖게 될 것이다.

 쓰레기로 몸살 앓는 지구를 위해 무엇보다 성숙한 시민 의식이 필요할 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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