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료분야 전문 매체인 News-Medical은 독일의 과학자들이 식중독을 일으키는 것으로 알려진 황색포도상구균의 독소에서 조직을 재생시키는 새로운 메커니즘을 발견했다고 14일 자 기사를 통해 밝혔다.

황색포도상구균(Staphylococcus Aureus)은 원래 아토피 피부염 환자들에게 있어 악명이 높은 병원균이다. 아토피 환자들의 피부가 수분이 부족한 상태를 이용하여 증식의 기회로 삼기 때문이다.

피부가 수분이 부족하여 각질이 생기면 가려움증을 유발해 자주 긁게 된다. 자주 긁어 피부가 손상되면 이틈으로 황색포도상구균이 침투하여 피부에 염증이 생기는 것이다.

특히 황색포도상구균이 침투하는 과정에서 배출하는 독소는 피부 염증을 더욱 악화시키는 역할을 한다. 독소가 신체 내로 침투하여 몸속 면역세포인 T세포를 자극하면서 면역 과민반응을 일으켜 신체가 정상적 활동을 할 수 없도록 만들기도 한다. 한마디로 말해 사람의 피부 조직을 파괴하는 최악의 병원균이라 할 수 있다.

황색포도상구균의 또 다른 특징은 식중독 유발균이라는 점이다.

그런데 흥미로운 점은 식중독을 일으키는 또 다른 병원균인 ‘클로스트리듐보툴리늄(Clostridium Botulinum)’과의 관계다. 이 병원균의 독소인 보툴리늄톡신(Botulinum Toxin)은 알려져 있다시피 주름개선제의 대명사인 보톡스를 만드는 원료로 사용된다.

당초 보툴리늄톡신은 눈꺼풀의 경련이나 근육 강직 증상 등에만 치료 효과가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었다. 하지만 지난 1987년 캐나다의 피부과 의사인 ‘알라스테어스 캐러더스(Alastairs Carrutthers)’ 박사가 피부의 주름을 사라지게 만드는 현상을 발견하고 나서 이 독소가 주름개선 효과까지 포함하고 있다는 점을 알게 되었고 이후 보톡스 개발로 이어지게 되었다.

독일 예나대학교(University Jena)의 올리버 베르츠(Oliver Werz) 교수가 이끄는 연구진은 오랫동안 황색포도상구균의 독소를 연구해 왔는데, 특히 독소에 포함된 단백질인 α-Hemolysin이 M2대식세포(M2 macrophage)에 미치는 영향에 대해 쥐를 대상으로 하는 동물실험을 집중적으로 진행했다.

이번 연구의 실험 책임자로 참여하고 있는 폴 조단(Paul Jordan) 연구원은 “처음에는 M2대식세포의 역할이 오직 죽은 병원균과 손상된 세포를 제거하는 폐기물 처리에 머물러 있다고 생각했다”라고 밝혔다.

그러나 얼마 후 연구진은 뜻밖의 사실을 발견하게 되었다. 황색포도상구균의 독소에 포함된 단백질인 α-Hemolysin이 M2대식세포 표면의 특정 수용체 단백질에 결합하여 항염증 물질을 생성시키면서 염증이 사라지는 현상을 발견한 것이다.

베르츠 교수는 “지금까지 황색포도상구균은 세포와 조직을 손상시키는 독소만 갖고 있는 악질적 병원균으로만 알고 있었다”라고 언급하며 “그러나 특정 면역세포와 결합하면 염증을 줄이고 세포조직 치유를 촉진하는 물질로 변할 수 있다는 점을 알게 되었다”라고 밝혔다.

이와 같이 지금까지 알려지지 않았던 병원균 독소의 새로운 메커니즘에 대해 연구진은 다양한 기대를 걸고 있다. 특히 피부 염증 및 만성 상처 치료에 있어 새로운 신약이 탄생할지도 모른다는 전망을 하고 있다.

반면에 화장품 업계는 이들 연구진의 기대보다 더 포괄적인 계획을 갖고 있다. 식중독을 일으키는 병원균이라는 점과 둘 다 피부 조직을 재생하는 기능의 독소를 분비한다는 점에서 업계는 황색포도상구균에서도 보톡스의 대를 이을 새로운 주름개선제가 나오지 않을까 기대를 걸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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