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가락을 꺾어 소리를 내는 습관을 지닌 사람이 적지 않다. 미국의 경우 20~54%의 사람이 그렇다는 조사도 있다.

손가락 관절염을 걱정해야 하는 나쁜 버릇일까? 미국 하버드 대학교 의대 블로그에 소개된 연구에 따르면 크게 해로울 것 없어 보인다. 손가락 꺾기가 관절염을 일으킨다는 증거는 발견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이게 지금까지의 정설이다.

손가락을 꺾을 때 나는 소리는 뼈에서 나는 것이 아니라, 연골 사이의 윤활액에 생긴 거품이 터질 때 나는 소리로 알려졌다.

정말로 완전히 무해한 습관일까? 이 질문에 대한 반론이 최근 제기됐다. '워싱턴 포스트'는 시애틀의 신경외과 전문의 로드 오스쿠이언 박사의 연구를 소개했다. 그는 손가락 꺾기와 관련한 기존 연구 26건을 검토했다. 거기엔 1911년 독일의 연구도 포함됐다.

그는 "손가락을 수년간 반복적으로 꺾는다면 관절과 연골에 외상이 생길 수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2017년 발표된 터키의 연구에 주목했다. 5년 이상, 하루에 다섯 차례 이상 손가락을 꺾어온 35명에 관한 연구였다. 손을 쥐는 힘이 약해지는 등 기능상 이상은 없었다. 그러나 손바닥뼈의 연골이 두꺼워진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잠재적으로 골관절염을 유발할 수 있는 증상이다.

그는 "습관적으로 손가락을 꺾는다면 손 기능에 장애가 올 수 있다는 연구도 있다"고 말했다. 손가락을 꺾는 사람들은 대개 육체노동을 하는 사람이 많았고, 손톱을 물어뜯거나 흡연 음주 습관이 있다는 연구도 있었다.

텍사스 A&M 대학교 의대 찰스 칼리나 교수는 류머티스 관절염, 염증 장애 등 기저 질환이 있는 사람들은 특히 손가락 꺾는 행위를 삼가야 한다고 경고했다.

손가락 꺾기라는 지엽적인 의학적 주제에 대한 광범위하고 결정적인 연구는 아직 없다. "손가락 꺾으면 관절염 걸린다"는 해묵은 부모들의 훈계가 완전히 과학적이지는 않았다는 정도가 정설이고, 여기에 요즘 의사들이 "그러나 과하면 해로울 수 있다"는 걱정을 보태는 정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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