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기 중에 고농도 미세입자가 많을 때 인플루엔자가 기승을 부린다는 사실은 역학자들에게 잘 알려져 있다. 그러면 코로나19 확산도 대기 중 미세먼지 대량 유입과 상관관계가 있을까?

스위스 제네바대(UNIGE)와 취리히연방공대 스핀오프 기업인 메테오다트(Meteodat)의 학제간 연구팀이 최근 극도로 높은 수준의 미세입자 물질과 코로나19 발병력 사이의 가능한 상호작용을 조사했다.

조사 결과, 크기 2.5 마이크로미터(㎛) 미만의 고농도 미세입자가 코로나19 감염 파동의 강약과 관계가 있거나 심지어 증폭시킬 수 있고, 코로나19 팬데믹의 특징을 부분적으로 설명해 줄 수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지구과학 저널 ‘지구 시스템과 환경(Earth Systems and Environment)’ 21일 자에 발표된 이번 연구에서 저자들은 대기 오염과 관련된 예방조치를 취함으로써 향후 코로나19 감염과 사망률 확산을 억제하는 데 도움을 줄 것이라고 제언했다.

미세먼지 증가는 일반적으로 안개 상황에서 특징적으로 나타나는 기온 역전이나, 유럽의 경우 사하라 먼지 유입에 의해 촉진된다.

많은 역학자들은 미세입자 농도가 지역적으로 급격히 상승하는 것과 인플루엔자의 기승 사이에 상관관계가 있다는 점에 동의한다. 제네바대 환경과학연구소 연구원이자 메테오다트 대표인 마리오 로러(Mario Rohrer) 박사는 “우리는 이런 연관성이 코로나19 발병력에도 존재하는지를 조사했다”고 밝혔다.

이태리와 프랑스에서 실시된 코로나19 연구에 따르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SARS-CoV-2)는 2019년 말에 이미 유럽에 존재했으며, 2020년 봄에 파리와 런던에서 이환율과 사망률이 급격히 증가했다.

로러 박사는 “이런 시간 차는 놀라울 뿐 아니라 단순히 사람들 간의 상호 접촉이 아닌 다른 어떤 것이 바이러스 전파, 특히 감염의 심각성을 촉진시킬 수 있음을 시사한다”고 말했다.

로러 박사팀은 이런 사례들이 대기 중 미세입자 수준이 더 높아짐에 따라 상승한다는 사실을 보여주었다.

연구팀은 스위스 티치노 주에서 유사한 관찰을 수행했다. 2020년 2월 말 이 지역 마가디노 평원과 소토 체네리에 옅은 안개가 끼어있는 기간 동안에 미세입자 오염이 급격히 증가했다.

로러 박사는 “그 뒤 얼마 지나지 않아 티치노에서 코로나19로 인한 병원 입원자 수가 폭발적으로 증가한 것으로 기록됐다”며, “같은 시기에 15만 명의 방문객이 운집한 대규모 카니발 행사가 동시에 열렸다는 사실도 바이러스 확산에 추가적인 영향을 미쳤을 것”이라고 말했다.

스위스에서는 이와 관련된 정보가 중요하다. 스위스 고원에 안개가 형성돼 기단 순환이 제한되는 열 역전 기간 동안에 미세입자 농도 증가 현상이 특히 자주 발생하기 때문이다. 이런 상황에서는 배출 가스가 안개 아래 공기층에 축적된다.

스위스는 또 이번 연구에서 지적된 것과 같이 사하라 사막의 모래폭풍에 의한 먼지도 자주 날아온다.

연구팀은 미세입자 특히 2.5㎛ 미만의 미세입자가 호흡기와 폐, 심혈관계에 염증을 일으키고 피를 걸쭉하게 만든다는 사실도 제시했다.

로러 박사는 “바이러스 감염과 함께 이런 염증 요인은 병을 심각하게 악화시킬 수 있고, 바이러스가 세포에 부착하는 것을 촉진한다”고 말했다. 또한 코로나바이러스가 미세입자에 의해 운반될 수 있다는 것.

그는 “이런 사실은 이미 인플루엔자에 의해 입증됐고, 이태리의 한 연구에서는 미세입자에서 코로나바이러스 RNA가 발견되기도 했다”며, “이런 모든 것은 물론 입증돼야 하지만 가능성이 있다”고 밝혔다.

연구팀은 또한 미세입자 오염이 바이러스 발병과 질병의 심각한 악화에 영향을 끼칠 수 있으나, 생리적, 사회적 혹은 경제적 요인 역시 팬데믹의 과정에서 분명히 더 많은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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