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냥 나인게 잘못인건가.” 내성적이고 고민 많은 여중생 장미래, 폭력이 도사리는 집에도, 따돌림이 무성한 학교에도 자리는 없다. ㅣ래에겐 “지금은 베타테스트일 뿐” 이고, 게임 ‘원더링 월드’에서의 시간만이 유일한 진짜다. 어떠한 설렘도, 기대도 없었던 중학교 3학년 첫 날, 어느 곳 하나 빠지지 않는 반장 이백합이 자신에게 말을 걸어오자, 미래는 도망친다. 자신에게 다가오는 반장을 이해할 수 없고, 자신을 향한 관심이 낯설기만 하다. 그런 혼란 속에서 이태양은 미래의 버텨내던 삶에 희망이 된다. 하지만 미래의 관계맺기는 자기 비하와 자기 연민으로 어렵기만 하다. 이태양은 점점 이백합에게 호감을 보이고, 버텨내는 삶을 살고 싶지 않다는 생각을 하게 된 미래에게 게임 속 인물과의 만남이 찾아온다.

 

  가장 인상깊었던 구절은 미래가 PC방 사장님께 추천을 받아 한 게임을 하고 난 뒤 미래의 생각이 표현된 부분이었다. “내가 본 적 없는 가족의 모습으로 게임을 시작해야 하는 것부터 싫었다. 청소년 혼자서는 가족을 형성할 수 없는 것도 짜증났다…(중략)게임에서 애는 나약하고 보삼필받아야 하는 존재였다. 그것도 당연하다는 듯이. 아픙로 그런 상황이 몇 개나 더 있을까 생각하니 그냥 그런 게임은 하기가 싫어졌다. 행복한 가정을 게임으로 배우긴 싫었다. 스위치를 내리면 그것으로 끝인.” 이 구절이 인상깊었던 이유는 나조차 이런 게임을 당연하다는 듯이 여겼으며 이상함을 느낀 적이 없었기 때문이다. 미래가 보기에는 저런 전형적인 가족의 모습이 정상적이라는 듯 만들어져 있는 게임에 짜증이 나고 화가 났을 수도 있다는 새로운 생각을 하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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