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모증후군에 대해서

 
 

밀리어네어(millionaire)라는 말은 18세기 초 프랑스에서 처음 만들어졌다. 당시 프랑스는 `인플레이션의 아버지`로 불리는 존 로(John Law)가 기획한 미시시피회사 버블로 주식 시장이 광기로 넘칠 때였다. 미시시피회사 주식 투자로 4000만리브르를 번 굴뚝 청소부, 3000만리브르를 번 웨이터 등 벼락부자들이 탄생하면서 밀리어네어라는 말도 생겨났다.

밀리어네어가 된 사람 중에는 존 로의 마부도 있었다. 로가 하는 일을 어깨너머로 배워 투자한 마부가 큰돈을 벌었는데 어느 날 그 마부가 두 명의 마부를 데리고 나타나서는 "저는 은퇴할 테니 다른 마부를 쓰시라"고 했다. 로가 "알겠네만 마부는 한 사람만 필요하네"라고 답하자 전직 마부는 이렇게 답했다. "한 사람은 내 마부요." 이 이야기는 그 후 여러 버전의 `회장님과 운전기사` 이야기로 윤색됐다.

밀리어네어라는 말이 미시시피 버블에서 나왔다는 것은 상징적이다. 보통 사람들은 예나 지금이나 부자가 되는 방법은 투자의 광기에 올라타는 방법뿐이라고 믿는 것이다. 밀리어네어에는 사람들의 절망과 희망이 동시에 담겨 있는 셈이다.

밀리어네어처럼 요즘 유행하는 `포모(FOMO·fear of missing out)족`에도 보통 사람들의 절망과 희망이 섞여 있다. 노벨경제학상 수상자인 폴 크루그먼 교수가 코로나19로 인한 경기 침체에도 불구하고 주가가 치솟고 있는 상황을 `포모시장`이라고 정의했다. 상승장에서 소외되는 것이 두려워 모두가 주식시장에 뛰어들어 주가가 오른다는 것이다.

포모증후군은 실물시장과 자산시장의 격차가 클수록 확대될 수밖에 없다. 현실에서 느끼는 절망이 클수록 탈출하려는 욕망도 커지기 때문이다. 욕망을 제어하는 방법으로는 해결이 어렵다. 포모족에 의한 랠리가 버블로 터지는 것을 막기 위해서는 코로나19 공포를 끝내고 실물 경기가 정상적으로 돌아가게 하는 방법밖에 없다.

저작권자 © 복지TV부울경방송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