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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명과학,바이오테크로 날개달다"

독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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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반적으로 동물에서 유래한 바이러스가 인간에게 치명적인 해를 끼치는 근본 이유는 바로 이 ‘낯섦’에 있다. 이해를 돕기 위해 비유해서 말하면, 우리 집인 줄 알고 들어갔는데 생전 처음 보는 곳이라 당황스러워서 어찌할 바를 모르다가 신속하게 탈출하려고 발버둥을 치다 보니 그만 낯선 숙주에게 치명적인 피해를 입히고 마는 것이다. (pp.23~24)

코로나19에 맞서고 있는 현 상황에서의 새로운 에티켓은 ‘바이오 에티켓’이다. 이 에티켓은 단순히 개인 수준의 규범을 뛰어넘어 글로벌 차원의 공조 전략이자 시스템으로 정착되어야 한다. (p.25)

한마디로, 생명체 내에서의 에너지 흐름은 결국 전자의 흐름이라고 할 수 있다. 마치 야구 경기에서 타자가 방망이를 휘두른 힘이 야구공에 실려 이동하는 것처럼 수소 원자와 전자를 매개체로 이루어진다. 이러한 사실을 1937년에 노벨 생리의학상을 수상한 센트죄르지는 ‘생명이란 쉴 곳을 찾는 전자’라는 말로 멋지게 함축해 표현했다. (p.105)

감염병의 대명사처럼 쓰이는 페스트만큼 인류 역사에 지대한 영향을 미친 질병도 없을 것이다. 몽골제국이 망한 이유도 결국은 페스트 때문이었고, 중세 유럽의 질서가 해체되고 새로운 사회 및 경제 구조를 갖춘 근대 유럽이 탄생한 원인도 결국은 페스트 창궐의 여파 때문이었다. 그래서 대항해 시대도 페스트로 인한 실크로드 봉쇄를 극복하기 위한 노력에서 시작되었다고 주장하는 역사가들도 있을 정도이다. (pp.149~150)

사실 에이즈는 기초과학 연구의 가치와 중요성을 확실하게 일깨워준 측면이 있다. 분자생물학의 발전이 없었다면 우리는 이 병의 원인을 찾지 못했을 것이다. 바이러스 수명주기에 따라 선택적으로 작용할 약물 개발은 꿈도 꾸지 못했을 것이고, 감염 진행을 추적하지도 못했을 것이다. 심지어 헌혈된 혈액의 감염 여부 검사도 굉장히 어려웠을 것이다. 이제 엘리트 컨트롤러의 비밀을 풀어내기만 하면 기초과학 연구는 의학사에 새로운 역사를 쓰게 될 것이다. (p.177)

말하자면 면역은 타고난 인간 유전자와 다양한 미생물의 합작품이다. 비유컨대, 이것은 초대형 오케스트라 연주이다. 준비된 정기 공연은 물론이고 수시로 즉흥 연주도 해야 한다. 이때 아름다운 화음은 건강의 초석이지만, 불협화음은 질병을 부르는 손짓이 된다. 이 오케스트라의 지휘자는 당연히 우리가 되어야 한다. (p.189)

단백질은 폼에 살고 폼에 죽는 폼생폼사 물질이다. 왜냐하면 단백질의 다양한 기능 수행 여부는 단백질의 모양, 즉 입체 구조에 따라서 결정되기 때문이다. (p.209)

한마디로, 중심원리는 모든 생명체의 생명원리이다. 그리고 이 원리는 기본적으로 지구상에 존재하는 모든 생명체에서 동일하게 적용된다. 결국 생명현상이란 동일한 언어(DNA 염기서열)와 문법(유전부호)을 통해 이루어지는 정보의 흐름인 셈이다! (p.218)

‘크리스퍼 유전자 드라이브’는 감염병 예방 및 퇴치라는 측면에서는 아주 희망적이지만, 생태계에 미칠 영향을 생각하면 한편으로 섬뜩해진다. 유전자 변형 모기가 자연 생태계에 방출된 후, 예상치 못한 돌연변이가 발생하거나 심은 유전자가 다른 종으로 옮겨간다면 엄청난 생태계 교란이 일어날 수 있기 때문이다. (p.253)

베토벤 바이러스! 음악과 생명과학이라는 완전히 상반되어 보이는 두 분야의 용어가 만나서 서로의 핵심 주제를 명쾌하게 표현하고 있다는 사실이 흥미롭지 않은가? (pp.294~295)

나태주 시인의 시 한 수를 예로 들어 미생물의 생태를 빗대어본다.

자세히 보아야 예쁘다 / 오래 보아야 사랑스럽다 / 너도 그렇다 / 미생물! (p.325)

“지피지기백전불태(知彼知己百戰不殆): 상대를 알고 나를 알면 백 번을 싸워도 위태롭지 않다.” 「손자병법」에서 가장 유명한 이 경구는 병원체와의 싸움에도 그대로 적용된다. (p.359)

‘감염병 시대’를 슬기롭게 살아가려면 ‘정신적 백신’이 필요하다. 바로 사랑이다. 우리 모두 열띤 사랑의 경쟁을 펼쳤으면 좋겠다. 승자는 내기에 이겨서 행복하고, 패자는 더 큰 사랑을 받아서 행복할 테니 말이다. (p.36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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