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상인간 인간세계를 장악하다.

 
 

 최근 가상인간에 대한 국내외 반응이 뜨겁다. 버추얼 휴먼(Virtual Human)이라고도 불리는 가상인간은 컴퓨터 그래픽으로 만들어진 외형에 인공지능 기술로 목소리를 입힌 캐릭터를 뜻한다. 인공지능 기술이 들어갔다는 점에서 단순 합성과는 구별된다. 

 본격적으로 국내에 알려진 계기는 가상인간 로지가 신한라이프 광고에 출현하면서다. 이 광고는 공개된 지 얼마 안 돼 엄청난 유튜브 조회수를 기록하는 등 MZ세대의 폭발적인 반응을 이끌어냈다. 애초에 젊은 층을 대상으로 기획한 이 광고는 이미 디지털 환경에 익숙한 MZ세대를 사로잡기에 충분했다. 여기에다 가상인간 로지는 인스타그램 등의 SNS를 통해 일반 대중들과 활발하게 소통하는 인플루언서이기 때문에 엄청난 마케팅 효과를 가져다준다.

 가상인간이 광고계의 블루칩으로 부상하고 있고 글로벌 시장에서 이미 효과적인 마케팅 수단으로 자리 잡았기 때문에 가상인간 개발 사업은 블루오션으로 여겨지고 있다. 이렇듯 전 세계적으로 가상인간에 대한 열풍이 불고 있고 수많은 국내외 IT 업계는 수억원을 들여 가상인간을 개발에 힘쓰고 있다. 현재 우리나라에서 가상인간을 개발한 기업은 로지를 개발한 싸이더스 스튜디오 엑스 이외에도 삼성, 엘지 등이 있다. 물론 가상인간이 갑자기 등장한 것은 아니다. 코로나19로 인해 비대면 시대가 열리면서 가상인간의 등장 시기가 빨라진 것뿐이다. 포스트 코로나 시대에도 계속해서 가상인간 개발은 가속화 될 것이기 때문에 가상인간의 순기능과 역기능을 파악하여 미리 대비할 필요가 있다.

 우선 순기능에는 여러 가지가 있는데 첫째, 시공간의 제약이 없다는 것이다. 더 이상 모델의 스케줄을 맞출 필요가 없고 코로나19와 같은 범국가적 재난상황 속에도 활동이 가능하게 될 것이다. 둘째, 각종 부정적 이슈로부터 자유롭다는 것이다. 이것은 현재 연예계 상황만 봐도 알 수 있다. 유명한 연예인이 학교폭력, 음주운전 등의 사건에 휘말리게 되면 한 순간에 유명세가 하락하고 이 피해는 고스란히 광고주와 기업에게 전가된다. 하지만 가상인간은 이러한 사생활 이슈에 영향을 받지 않을 것이다. 셋째, 마케팅 효과의 극대화이다. 가상인간은 애초에 설계된 인간이기 때문에 대중의 취향을 반영한 친숙한 이미지를 통해 대중에게 다가갈 수 있으며 영원히 나이를 먹지 않기 때문에 활동기간이 길 것이다.

 앞서는 순기능을 살펴보았다. 하지만 역기능도 존재한다. 첫째, 연예계 위협이다. 현재는 가상인간이 광고계를 장악하고 있다. 하지만 가상인간 개발이 가속화 된다면 드라마와 영화에도 출연할 수 있을 것이다. 이렇게 된다면 기업이나 광고주 입장에서는 사람보다는 가상인간을 출연시킬 것이다. 둘째, 범죄에 악용 가능성이다. 셋째, 거짓된 허황 추구이다. 이렇듯 가상인간의 부작용을 살펴보았다. 하지만 무엇보다도 가장 큰 부작용은 인권 침해가 아닐까 생각한다. 기술은 인간의 삶을 윤택하고 편리하게 하는 수단이다. 기술 개발도 상당히 중요하지만 이러한 기술이 주는 편리함 자체가 목적이 되어서는 안 될 것이다. 특히 범죄에 악용되는 것을 막기 위해서는 기술 개발 자체에 초점을 두기 보다는 관련 법안과 대비책을 먼저 검토해서 사각지대가 발생하는 것을 예방하는 것이 현 세대가 미래세대를 위해 해야 할 일이 아닐까 생각한다.

사진 출처: 신한라이프 로지 광고 유튜브 영상 캡처, 가상인간 로지 인스타그램 캡처 (왼쪽에서부터 순서대로)

저작권자 © 복지TV부울경방송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