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고대 페르시아의 자연냉방식 건물인 윈드캐처와 해상풍력발전기
▲ 고대 페르시아의 자연냉방식 건물인 윈드캐처와 해상풍력발전기

노르웨이의 풍력발전 전문업체인 ‘윈드캐칭시스템즈(Wind Catching Systems)’가 개발 중인 초대형 해상풍력발전기가 고대 페르시아인들이 건설했던 자연냉방식 건물과 같은 이름와 구조를 가지고 있어 관심을 끌고 있다. 

기존 풍력발전기가 거대한 탑 위에 초대형 프로펠러가 장착된 모습이라면, 새로운 풍력발전기는 마치 트러스(truss) 구조로 이루어 철벽과 진 철벽과 같은 모습을 띠고 있는 것이 특징이다. 

페르시아어로 ‘배드저’라고 불리는 이 자연냉방식 건물의 명칭은 ‘윈드캐처(wind catcher)’다. 둘 다 바람을 이용하여 사람들에게 유익을 준다는 점에서 공통점이 있는 건축물이라 할 수 있다. 

윈드캐처의 유래는 고대 이집트로 추정되고 있는 데,  외부에서 내부로 유입되는 바람과 온도에 따라 달라지는 공기의 부력을 이용해 윈드캐처가 시원한 온도를 유지할 수 있게 하였다. 

자연냉방식 건물의 윗부분에 들어온 바람은 뒤에 밀려오는 바람 때문에 굴뚝 아래로 내려가면서 건물 내부를 순환한다. 그렇게 집안을 순환하다가 온도가 올라가면 부력에 따라 위로 밀려 올라가서 밖으로 빠져 나가게 된다. 따라서 건물 내부는 외부보다 더 시원한 바람이 불게 되므로 온도가 자연스럽게 내려가는 것이다. 

식수나 생활용수 마련을 위해 지하에 물웅덩이가 만들어진 윈드캐처도 발견되었는 데, 이 웅덩이를 건물 위에서 내려온 바람이 지나가도록 설계해서 내부 온도를 더 낮춘 것으로 보인다.

오늘날에 이르러 이를 따라 하고 있는 대표적 사례로는 영국이 지난 1979년부터 1994년에 걸쳐 공공건물에 7,000여 종의 윈드캐처를 만든 사례가 꼽히고, 미 유타주에 있는 시온 국립공원의 방문객센터에도 윈드캐처가 설치되어 있다. 

이 공원은 기후와 지형 면에서 야즈드 지역과 비슷한 높은 고도의 고원지대에 자리 잡고 있는데, 윈드캐처를 설치하면서 에어컨 같은 기계식 냉방을 거의 작동하지 않고 있다. 센터가 자체적으로 조사한 바로는 방문객 센터의 외부와 내부가 약 16℃ 정도의 온도 차이를 보인 것으로 나타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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