멀티플렉스 3사 ‘가치봄’ 전용관, 지난해 평일 편성 93.2% 달해 최근 2년간 일요일 상영은 ‘0’… “장애인 문화 향유권 침해” 지적

ⓒ김의겸 의원실
ⓒ김의겸 의원실

시·청각장애인을 위한 ‘가치봄’ 전용관의 상영 시간이 평일에만 집중됐다는 비판이 제기됐다.

또한 가치봄 영화 횟수도 현저히 적어, 영화진흥위원회(이하 영진위)가 개선책 마련에 나서야 한다는 주장이다.

14일 국회 문화체육관광위원회에서 열린민주당 김의겸 의원은 영진위 김영진 위원장에게 장애인 당사자의 영화 접근성을 높이기 위한 대책 마련을 강조했다.

가치봄 영화는 영진위에서 한국농아인협회, 한국시각장애인협회, CJ CGV, 롯데시네마, 작은영화관 등과 개봉 영화에 한글자막, 화면해설 등을 지원하는 사업이다. 예산은 영화진흥위원회에서 영화발전기금으로 일부 전담한다. 

반면, 실제 가치봄 영화 상영 횟수는 부족한 상황이다.

김 의원이 영진위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멀티플렉스 3사와 이외 영화관을 포함해 가치봄 영화를 상영한 횟수는 총 116회로 나타났다. 상영작품 수는 8편에 불과한 것으로 조사됐다. 

또한 올해 가치봄 영화 상영 횟수는 47회, 상영 작품 수는 4편으로 줄었다. 이는 지난해 상영 횟수인 116회, 상영 작품 수 8편에 비해 현저히 적은 수치다.

이와 함께 상영 작품 비율도 문제로 제기됐다. 자료에 따르면, 영진위 영화관 입장권 통합전산망 연도별 박스오피스 기준 50위권 안에 드는 영화 중 지난해 12%, 올해 4%에 그치고 있다. 즉, 시·청각장애인들은 개봉흥행작 대부분을 제때 볼 수 없는 상황이다.

특히, 최근 2년간 상영시간표를 분석한 결과 지난해 평일 상영 비중은 93.2%, 올해는 87.3%에 달해 높은 수치를 나타내고 있다. 휴일인 일요일에는 모든 영화관에서 단 한 편도 상영되지 않은 실정이다.

2020~2021 '가치봄' 영화 요일별 상영 현황. ⓒ김의겸 의원실
2020~2021 '가치봄' 영화 요일별 상영 현황. ⓒ김의겸 의원실


김 의원에 따르면, 해당 사안에 대해 영진위는 ‘상영 일정과 상영관에 대해서는 개별사업자가 한국농아인협회와 협의해서 정한다’는 입장이다. 

이에 대해 배리어프리 운동을 이어온 장애벽허물기 김철환 활동가는 ‘실질적으로 상영 작품이 한정적이고, 상영 시간대조차 비선호 시간대, 평일에 집중되는 것은 영화 배급사들의 시장논리가 주로 적용한 것’이라고 의원실에 입장을 전했다. 

즉, 가치봄 영화의 상영비용이 영화발전기금으로 지원되는 만큼, 더욱 다양한 시간대로 늘릴 필요가 있다는 설명이다.

이러한 상황에서 넷플릭스 등 주요 OTT 사업자들은 영상 접근성을 늘리는 상황이다.

넷플릭스는 정확한 비율을 공개하지 않았으나 글로벌 출시 권한을 보유한 한국콘텐츠에 대해 한글자막과 화면해설을 대다수 제공하고 있다. 왓챠의 경우 폐쇄자막 13편, 국내 콘텐츠의 한글자막 전체 편수는 약 290편으로 앞으로 더욱 확대할 계획이다. 

이에 대해 김의겸 의원은 “가치봄 영화 상용화의 걸림돌은 무엇보다 설치비용 문제.”라며 “고사(枯死) 위기인 배급사의 의무와 부담으로만 넘겨둘 것이 아닌, 제작 단계에서부터 영화자막·수어·음성해설을 의무화하고, 문체부나 영진위에 영화발전기금 예산 등을 추가 편성해 적극 지원해야 해결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아울러 “시장논리에만 기댈 문제가 아닌, 국회와 소관 부처인 문체부 모두의 책임이라는 것을 뼈아프게 절감해야 한다.”며 “보조시스템 도입 등 영진위가 차별 없는 문화 향유권을 위해 다양한 노력을 강구하도록 관련 입법에 나설 것.”이라고 밝혔다.

[장애인신문·웰페어뉴스 박성용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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