총 8개의 금메달 걸려...

e스포츠(Electronic Sports)가 눈부시게 성장하고 있다. 1998년 미국의 게임사 블리자드가 내놓은 실시간 전략시뮬레이션 게임(Real-Time Strategy, RTS) ‘스타크래프트’로 태동한 e스포츠는 2009년 다국적 게임사 라이엇게임즈의 실시간 공성장르 게임(Multiplayer Online Battle Arena, MOBA)인 LoL을 통해 전 세계로 퍼져 나갔다.

올해 EDG와 담원 기아가 맞붙은 롤드컵 결승은 동시 최고 시청자 수가 역대 최고인 401만여 명을 기록했다. 3월 28일 인천 영종도 스튜디오 파라다이스서 열린 국내 게임사 크래프톤의 총쏘기 게임 ‘배틀그라운드’의 ‘2021 펍지 글로벌 인비테이셔널(PGI.S)’ 결승전은 전 세계적으로 1,000만 명이 넘는 사람들이 지켜봤다고 한다.

e스포츠의 인기가 높아지면서 상금도 어마어마한데 2020년 기준으로 총상금은 ‘카운트스트라이크: 글로벌오펜시브’(1,585만 달러, 약 187억 원), ‘아레나 오브 발러’(한국명 펜타스톰, 950만 달러), ‘도타2’(932만 달러), LoL(811만 달러) 순이었다. 우리나라에서 연봉이 가장 높은 선수도 e스포츠 분야에 있는데, LoL 프로게이머 Faker 이상혁 선수(SK telecom CS T1)의 올해 연봉은 52억 원에 달한다.

규모 줄인 '상하이 롤드컵'마저… 코로나에 발목 잡히나” 업계 촉각-국민일보

e스포츠의 전 세계적 확산을 가져온 리그오브레전드(LoL) 월드챔피언십 경기 모습.

e스포츠는 컴퓨터 통신이나 인터넷 등을 통해서 온라인으로 이루어지는 게임을 통틀어 이르는 말이다. 컴퓨터 및 네트워크, 기타 영상장비를 이용하여 승부를 겨루는 스포츠로, 게임 내 상황을 종합적으로 판단하는 지적 능력은 물론 순간적인 반응과 컨트롤, 멀티태스킹 등 신체적 능력이 필요한 경기다. 「이스포츠(전자스포츠) 진흥에 관한 법률」에서는 게임물을 매개로 하여 사람과 사람 간에 기록 또는 승부를 겨루는 경기 및 부대활동으로 정의한다.

흔히 우리나라를 e스포츠의 발상지 또는 e스포츠의 종주국이라 표현한다. 우리나라에서 게임을 처음 만든 것도 아니고 대회를 처음 연 것도 아닌데, 이처럼 불리는 이유는 게임을 스포츠화시키는데 주도적이면서 결정적인 역할을 했기 때문이다. 1990년대 스타크래프트가 선풍적 인기를 끌자 게임을 경기화 하여 프로스포츠와 같이 구단을 만들어 리그를 운영하고 방송을 통해 중계하는 등 e스포츠의 시작을 대한민국이 주도했다.

e스포츠는 스포츠일까?

지난 11월 5일 아시아올림픽평의회(OCA)는 2022 항저우 아시안게임에서 정식종목으로 진행할 e스포츠 세부 종목을 발표했다. LoL과 배틀그라운드 모바일, 도타2, 하스스톤, FIFA, 스트리트 파이터 5, 펜타스톰, 몽삼국2 등 8개 종목이다. 2018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에서 e스포츠는 시범종목이었지만 이번에는 정식종목이기 때문에 우리나라 선수들이 금메달을 획득하면 연금이 나오고 남자의 경우 군 면제도 받을 수 있다.

반면 올림픽에서 e스포츠가 정식종목으로 채택될 가능성은 아직 낮아 보인다. 2019년 국제올림픽위원회(IOC) 토마스 바흐 위원장은 “스포츠는 인류가 펼치는 모든 대결의 근원이며 전쟁과도 같지만 게임 속에서 상대 캐릭터를 죽이는 e스포츠는 올림픽의 가치와 모순된다”는 입장을 밝혔다. 다만 IOC는 2020 도쿄 올림픽 전 사전행사로 가상 올림픽 시리즈(Olympic Virtual Series, OVS)를 진행하는 등 e스포츠에 대한 관심을 놓지 않고 있다.

사실 e스포츠가 스포츠로 어느 정도 자리매김하고 있는 상황이지만, e스포츠를 스포츠로 인정할 수 없다는 부정적 인식도 여전히 존재하는 상황이다. 스포츠의 개념은 시대에 따라 발전하며 다양하게 해석할 수 있는데, 종합하면 유희성을 내포한 활동으로 제도화된 규칙에 따라 승패를 가를 수 있는 신체적 기량 위주의 활동이라 할 수 있다.

일단 e스포츠는 많은 사람들이 즐기고 있기에 유희성과 대중성은 검증됐다고 볼 수 있다. 논란이 되는 것은 신체 기량 위주의 활동인데, e스포츠도 다른 스포츠들과 마찬가지로 선수 본인의 신체를 자신의 의지에 따라 동작을 수행해야 한다. 분당 명령수(Action Per Minute, APM) 기준으로 일반인들은 100을 넘기도 힘들지만, 프로게이머는 지속적인 훈련을 통해 최소 300 이상이며 500까지 다다르는 압도적인 신체능력을 보유하는 경우도 있다.

코로나19 팬데믹 이후 대다수 스포츠들이 위축된 데 비해 e스포츠는 더욱 승승장구하고 있는 상황이다. 하지만 앞으로 해결해야 할 과제도 여럿 있다. 가장 큰 문제는 e스포츠의 토대가 되는 게임의 영원성이 보장되지 않는다는 점이다. 한 때 스타크래프트의 인기가 식으며 LoL이 등장하기까지 e스포츠 산업 전체가 내림세를 겪었다. 문명의 발달을 통해 인류 전체에 걸쳐 이미 검증을 받은 스포츠와 달리 LoL과 같은 게임이 언제까지 인기를 유지할 수 있을지 문제가 된다.

중계와 해설도 e스포츠의 발전을 위해 앞으로 보완해야 할 과제가 된다. e스포츠는 기존 스포츠와 마찬가지로 경기장에서든, TV와 인터넷, 스마트폰을 통해서든 중계를 관람하는 사람들이 많은데, 문제는 현재의 e스포츠 대다수가 여러 명이 동시에 플레이를 하기 때문에 중계나 전문적인 해설이 매우 어렵다는 점이다.

e스포츠 경기 시청에 대한 접근성을 향상시키고 대중들의 관심을 제고하여 e스포츠 산업의 저변 확대를 위해 최근 인공지능(AI) 기술을 활용한 지능형 e스포츠 서비스에 대한 연구가 진행되고 있다. 라이브 게임 분석 기술은 지속적으로 변화하는 플레이 요소를 분석하며 승패 예측, 전략 분석, 재화 통계 등 게임 상황을 실시간으로 인식하여 시각화해 준다. 인게임 플레이 이벤트 분석 기술은 게임 내 주요 사건을 분류하고 인식하기 때문에 e스포츠의 생중계는 계속 발전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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