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갑 끼고 조끼 입으면 들리는 청각장애인 위한 기술

한국전자통신연구원(ETRI)은 청각장애인을 위한 국악 공연 '이음풍류'에서 촉각 음정 시스템을 이용해 음정을 실시간으로 전달하는 기술을 선보였다. 

이 시스템을 장갑에 적용하면 음악이나 소리 등 청각 정보에서 뽑은 소리의 주파수 신호가 촉각 패턴 형태로 피부에 전달된다. 음정 변화를 손가락으로 느낄 수 있는 것이다. ETRI 측은 "해외에서 촉각을 이용해 청각장애인을 위한 라이브 공연을 시도한 적이 있으나 음악의 박자감을 몸으로 체감하는 수준"이라며 "정밀한 악기 음정 변화를 동시에 제공하는 방법으로 진행된 공연은 이음풍류가 세계 최초의 시도"라고 설명했다. 

국악 공연을 위해 기존 촉각 패턴은 서양 음계 방식에서 국악 음계 방식으로 변경됐다. 악기 특성에 맞게 음역을 확대하는 등 시스템 최적화도 이뤄졌다. 연구진은 또 잡음을 조정하고, 음향·기기 간 실시간 반응속도를 높여 정확도를 향상시키는 데 집중했다. 특히 악기 중 대금에 집중해 음정 변화를 촉감으로 체험할 수 있도록 했다. 신형철 ETRI 휴먼증강연구실장은 "개발한 기술이 실험실 환경을 벗어나 실제 공연에 도입할 기회를 얻어 기술 개발에 대한 보람을 느꼈다"며 "기술 적용 분야에 대한 시야를 넓힐 수 있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