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구를 위한 검열인가

   최근 학교폭력이 사회적 문제로 대두되면서 방송심의위원회(이하 방심위)는 지난 1월 9일 '학교폭력' 조장 웹툰 중점 모니터링에 대한 보도자료를 발표한 뒤 2월 19일 주요 포털 웹툰 중 폭력성이 강한 작품 24개를 골라 포털에 유해 매체 지정 관련 공문을 발송했다. 지난 12일 부터는 인기 웹툰 작가인 김수용 작가를 시작으로 윤태호, 강풀, 주호민 작가 등, 매일 웹툰작가들이 방심위 앞에서 웹툰 검열에 대한 반대 릴레이 1인 시위를 벌이고 있다.

   방심위는 최근 주요 포털에서 유ㆍ무료로 서비스 되고 있는 웹툰의 경우 어린이, 청소년의 접근이 쉽고, 그 내용 또한 상당수가 폭력, 따돌리기 등 '학교폭력'을 부추기는 것으로 파악된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위원회는  "주요 음란, 선정 등의 유해 정보에 비해 모니터링 비중이 상대적으로 적었던 폭력적 정보의 유통, 확산 방지에도 중점을 둘 계획" 이라며 향후 '학교폭력'을 조장하는 폭력적 성향의 웹툰에 대해 지속적으로 중점 모니터링 하고, 관련 법령을 위반한 웹툰에 대해서는 청소년유해매체물 결정등을 통해 이린이, 청소년의 접근을 제한할 예정이다.

   반면, 만화계는 방심위의 심의 기준이 모호하며 '표현의 자유를 침해하는 정부 사전 검열'이라고 반발하고 있다. 일부에서는 웹툰이 학교폭력을 부추기는 것이 아니라 '학교폭력'이라는 현실을 반영한 것이라는 의견도 나오고 있다. 또한, 방심위가 어떤 부분에서 청소년들에게 유해한가에 때한 정확한 근거도 없이 검열을 강행한 탓에 네티즌과 만화계의 반발이더욱 강해질 것으로 보인다.

   검열은 작가와 독자의 쌍방향적 소통에 의해 주체적이고 자진적으로 이루어져야 하는 것임에 반해 정부가 이렇게 독단적으로 검열을 강행할 경우, 세계적으로 높은 평가를 받고있는 우리나라의 웹툰시장이 경쟁력을 잃고 붕괴될 것이라는 우려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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