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수의 정보 독점과 권력 집중에 대항하다

창의 캠프 때 선생님께 추천 받은 책이었는데 캠프가 너무 인상적이어서 꼭 한 번 읽어야겠다고 다짐하다가 바쁘다는 핑계로 계속 미뤄왔는데 이제야 읽게되었다. 캠프의 주제는 공생이었는데 우리 사회가 추구해야 할 길이 공생이라고 믿는 나로서는 대중의 귀환을 이야기 하고 있는 이 책을 집어들지 않을 수 없었다. 우리 나라는 민주주의 공화국임을 헌법 제1 조에 명시하고 있는데 우리나라에서 민주선거가 실시된지는 채 100년이 되지 않았고 아직도 국가의 모든 권력의 원천이 국민이라고는 말할 수 없는 단계이다. 아직도 정부에서 언론을 통제하고 정경유착이 일어나고 있는데 어떻게 이게 민주공화국이란 말인가.

 

책의 앞의 반을 저자는 공중의 의미에 대해 규정하고 그것이 어떻게 변화되어 왔는지를 설명하는데에 할애한다. 영국과 미국의 역사를 통해 본 공중의 변천은 공중의 의미를 이해하는데 큰 도움이 되었지만 굳이 그렇게 장황한 설명이 이 책에서 필요할까라는 의문을 낳기도 했다. 이 책은 공중의 귀환을 주제로 하기에 어떻게 대중(공중)에게 주권을 돌려줄 수 있는가에 대해 보다 많은 이야기를 나누었어야하지 않았을까라는 느낌을 지울 수 없었다. 아무튼 영국과 미국에서의 공중의 의미는 주어진 것이 아니라 대중들에 의해 쟁취되어진 것이었다. 언젠가 사회시간에 선생님께서 우리나라의 낮은 선거율에 대해 설명하실때 다른 국가들과 달리 우리나라는 독립과 함께 미국의 개입으로 재도가 급진적으로 바뀌면서 구실만이라도 선거제를 표방하게 되었고 이 과정에서 대중들이 민주주의나 공화제에 대한 갈망이나 필요를 충분히 느낄 새가 없었기에 그에 따른 혁명같은 것은 기대할 수도 없었고 쟁취된것이 아니기에 그 소중함에 대해서도 잘 모른다 라고 하셨다. 그 때는 그런가.. 하며 우리나라도 민주선거를 위해 혁명도 하고 나름 노력하지 않았나 생각했었는데, 막상 영국의 역사를 직면하고 보니 그 때 선생님의 말씀에 수긍하게 되었다.

 

책에서 말하는 것들 중 가장 공감이 갔던 두가지는 언론의 완전히 공공의 것이 되어야 한다는 것과 기업이 변해야한다는 것이었다. 특히 기업부분은 부패전쟁이라는 책에서도 보고 느꼈듯이 우리나라의 '재벌'이라는 사회 구조가 먼저 개혁되어야 하지 않을까 라는 생각이 들었다. 기업 곧 국가 경제인 현대 사회에서 기업이 한 가문의 사유재산이 되버리면 공중의 귀환은 영원히 이뤄질 수 없을 것이기 때문이다.

 

대중의 귀환에 대해 논하는 부분에서 사실 별 다른 내용은 없었다. 모두를 추상적으로 한번 쯤은 생각해 봤을 그런 내용들. 그럼에도 이런 책이 출판되고 한글로 번역되어 우리나라에서 읽힌다는 것은 변화에 대한 조심스러운 기대를 해봐도 되지 않을까...보다 많은 사람들이 이 책을 읽고 나만 이런 생각을 하는 것이 아니구나, 하고 느끼는 것, 그것이 서로의 생각을 공유하고 토론하며 각자의 생각을 발전시켜 나가 행동으로 옮길 수 있게 만드는 원동력이 될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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