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복지법인 춘강 이동한 이사장

 
 

▶사회복지법인 춘강은 어떤 일을 하는 곳인가?

제주도의 장애인들을 대상으로 한 장애인 전문법인입니다. 사회복지법인 춘강에서는 장애인들의 의료적인 욕구, 직업적인 욕구, 내가 사회 구성원으로서 살아갈 방법 등의 욕구를 고려해 시설을 운영하고 있습니다. 의료적인 욕구를 위해서 재활의원을 운영하고 있으며, 직업적인 욕구는 직업재활시설인 춘강장애인근로센터와 서귀포 어울림터를 통해 돕고 있습니다. 또한 사회교육·사회통합적인 측면에서는 제주도장애인종합복지관과 서귀포장애인복지관 두 곳을 운영하면서 도움이 되고자 노력하고 있습니다.

▶1987년도, 제주도 최초로 장애인복지전문법인을 개설했다고 들었다. 어떤 의미에서 사회복지법인을 설립했는가?

어릴 때부터 장애로 병원에서 생활해봤고, 그때 함께 지냈던 동료 장애인을 보면서 ‘내가 꼭 성공을 하면 이러한 장애인들한테 희망을 줄 수 있는 일을 하고 싶다’고 생각해왔었습니다. 어릴 때부터 했던 생각이 자랄수록 점차 커지고 있었는데, 때마침 1988년 장애인올림픽이 열렸고 당시 노태우 대통령의 공약인 ‘전국에 장애인복지관을 짓겠다’에 힘입어 설립을 추진했습니다. 한창 정책적으로 복지 수준을 세계에 널리 알리고자 했을 때 제주도에서는 시각장애인, 청각장애인, 지체장애인 단체들이 모여 장애인복지관을 설립할 수 있는 가장 적합한 사람에 제가 추천됐고, 자부담으로 장애인복지관을 시작한 게 효시가 됐습니다. 춘강은 오롯이 장애인들을 위한 시설을 만들고자 했다는 면에서 큰 의미를 가집니다.

▶춘강에서 직접 장애인을 고용한다거나, 직업훈련을 거쳐 일자리를 얻게 도움을 준 사람은 얼마나 되는가?

저희 소속에 고용돼 있는 장애인은 약 70인 정도 됩니다. 상용 최저임금 이상을 받고 있는 고용 인원이 70인 정도 되고, 다음으로 춘강 산하에 있는 여러 직업재활시설을 통해 교육훈련을 받고 나간 장애인이 약 9만7,000인 됩니다. 또한 춘강을 통해 취업을 알선 받은 인원이 약 930인 됩니다. 이 과정을 통해 지금 각 곳에서 스스로의 직업을 이어가고 있으나 더욱 중요한 것은 고용, 취업의 문제를 넘어 유지 관리라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저희 직원들은 유지 관리에 상당한 힘을 쏟고 있습니다.

▶장애인 근로 작업장의 성공을 위한 춘강만의 차별화된 전략은?

당시 장애인들의 주된 직업은 도장 만들기, 시계수리, 트랜지스터·라디오 고치는 것, 한복 만드는 것 등이 위주였지만 저희는 제주도 지역의 시장을 대상으로 하되 외부 관광객을 더 보탠 시장을 만들어봐야겠다고 생각했습니다. 그래서 우선 관광지에 알맞은 직종에 대한 욕구조사를 했어요. 그 결과를 토대로 관광 토산품 사업, 목공예·금속공예, 봉제품, 갈천공예, 피혁공예 등의 공예 제품을 주로 해서 시작했습니다. 하지만 지금은 동남아나 중국에서 투입된 많은 노동 인력 때문에 사업 방향을 바꿔 다른 쪽으로 변신을 시도하고 있습니다.

▶재작년, 제주도에 세계 최대의 미로공원으로 손꼽히는 미로공원을 개장했다고 들었다. 미로공원에 대해 소개해달라.

우리들이 살아가는 모습이 꼭 앞날을 예측하지 못하는 면에서 흔히들 미로와 같다고 하죠. 저도 장애인이지만 특히나 장애인들은 ‘내일은 내 인생에 어떤 그림이 그려질까’ 하는 생각으로 조바심을 안고 살아가게 됩니다. 그래서 제가 평생 갖고 있는 화두를 실제 미로라는 작품세계를 통해 만들어냈고, 주제는 제주도의 돌, 바람, 여자입니다.

▶사회복지법인 춘강이 27주년을 맞았다. 춘강의 변치 않는 철학이 있다면 무엇인가?

춘강을 설립할 때 세 가지 철학을 목표로 세웠습니다. 먼저 모든 이들에게 해나 달과 같이 일월과 같은 밝음으로 희망을 갖게 할 수 있는 일을 해야겠다고 생각했습니다. 다음으로는 불편한 모든 이들에게 직업적으로, 정신적으로 건강한 기능인이 되는데 도움이 되고자 했습니다. 나아가 앞으로 소외된 모든 계층들에게 미래지향적인 발전과 사회참여의 징검다리 역할을 해야겠다는 마음입니다. 그래서 우리 사회복지법인 춘강이 지향하는 목적과 철학에 부합하면서 징검다리 역할을 하자는 철학으로 현재 직원들과 함께 사업을 해 나가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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