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애인정보문화누리 성명서

EBS의 다문화, 장애인에 대한 인식이 의심스럽다. 외지인을 낮추고, 장애인인 비하용어를 버젓이, 그것도 제목으로 사용하였다. 지난 11월 15일(금) EBS에서 “다문화 고부열전”에서 ‘잔소리 시어머니와 벙어리 며느리 속카’라는 제목으로, ‘벙어리’라는 용어를 사용한 것이다.

이 다큐멘터리는 캄보디아 며느리와 시어머니와의 갈등을 해결해나가는 과정을 다룬 것이다. 그런데 EBS가 캄보디아 며느리가 시어머니와 말하기를 회피한 것을 두고 ‘벙어리’라고 표현한 것은 문제가 있다. 만일, 극중 주인공이 미국인이었다면 EBS는 “벙어리 며느리”라는 제목은 쓰지 않았을 것이다.

이러한 정황을 볼 때 ‘벙어리’를 제목으로 사용한 것은 다문화, 장애인에 대한 EBS 제작진의 낮은 인식을 넘어 차별적인 모습을 보여주는 것이다. 타국에서 온 사람을 낮추어 보려는 인식이 그것이고, 청각장애인을 비하하는 용어인 ‘벙어리’라는 용어를 사용하여 장애인에 대한 비하와 차별의 인식이 드러난 것이다.

EBS는 공영방송이다. 국민이 낸 수신료의 일정부분을 받고 있다. 더욱이 방송교육을 선도하는 교육방송이다. 따라서 어느 방송사보다 높은 다문화에 대한 인식, 장애인에 대한 인식을 가져야 한다. 그럼에도 낮은 인식을 넘어 차별적인 생각을 갖고 있는 것에 대하여 분노하며, 우리 단체는 이 문제에 대하여 EBS에 사과를 요구한다.

우리 단체는 지난 7월 언론 150여 곳을 대상으로 장애인에 대한 표현을 모니터하고 잘못된 용어를 사용하는 언론을 국가인권위원회에 차별 진정 한 바 있다. 이 차별 진정은 우리 단체 장애인 회원 174명이 참여하는 집단진정으로 하였다. 국가인권위원회도 이러한 진정을 바탕으로 언론의 장애인 비하의 문제를 심각하게 바라보고 있다.

우리는 EBS의 “다문화 고부열전” 제작진을 국가인권위원회에 차별 진정을 할 것이다, 따라서 국가인권위원회는 이 문제 또한 우리 단체가 집단 진정을 했던 것과 같은 측면에서 바라보고 조사를 해야 할 것이다. 이러한 과정을 통하여 국가인권위원회가 방송사 등 언론에서 장애인을 비하하거나 왜곡하는 용어를 사용하지 않도록 조치를 취해주길 요구한다.

2013년 11월 18일

장애인정보문화누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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