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성평등의 출발은 서로에 대한 이해로부터

 

 권인숙 선생님의 양성평등 이야기 표지. 출처 : 네이버 책
 권인숙 선생님의 양성평등 이야기 표지. 출처 : 네이버 책

 "남녀가 서로를 이해하지 못한다는 사실을 이해한다면 서로를 이해할 수 있을 것이다" 독일의 우대한 작가이자 변호사였던 마르코 폰 뮌힌하우젠이 양성 평등 실현을 위한 근본적인 사고방식에 대해 남긴 말이다. 이는 남녀가 선천적으로 다른 조건을 가지고 태어났으므로, 서로가 그러한 차이를 이해하고 배려한다면 양성평등이 실현될 수 있다는 의미를 내포하고 있다. 그러나 오늘날의 현대사회에는 그 차이를 이해하지 못한 채 발생하는 양성불평등이 여전히 존재한다.

 신체적 능력이 중요시 되었던 과거 농-공업 중심의 사회에서는 선천적으로 우수한 근력과 지구력을 타고난 남성이 중요한 업무를 맡았으며, 상대적으로 그러한 능력이 떨어졌던 여성은 집안일과 같은 보조적인 업무만을 맡아야만 했다. 그러나 문제는 그러한 선천적 차이로 인한 성역할의 구분이 오늘날의 성차별로 이어졌다는 것이다. 이러한 차별로 인한 양성불평등 사례는 사회 어디에서나 나타난다. 가정 내에서는 물론 학교, 직장 등에서 양성불평등이 존재한다. 가정에서는 여전히 가사나 육아 문제에서 여성의 희생을 강요하는 경우가 많아 기혼여성들이 직장생활에서 어려움을 겪고 있다. 그리고 학교에서는 남녀 공학일 경우 같은 잘못을 하여도 선생님의 체벌이 남학생에게 더욱 심하게 가해지는 경우가 많다. 또한 직장에서는 채용에 있어 남자를 선호하는 경향이 많고 승진이나 대우에 있어서도 여자를 차별하는 경우가 많은 것으로 알려져있다. 이렇게 광범위하게 나타나는 양성불평등이 남녀 간의 갈등으로 이어지고, 결과적으로 우리 사회의 통합을 저해하는 요소로 나타나고 있어 그 문제가 심각하다고 할 수 있다.

 그렇다면 이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방안은 무엇인가? 가장 효과적인 방법은 어릴 때 부터 양성평등교육을 지속적이고 체계적으로 실시하는 것이다. 그러한 교육을 담당하는 곳은 학교와 가정일 것이다. 먼저 학교에서는 남녀 서로가 다른 이성과의 선천적인 차이를 이해하고 양성평등문화를 확산시켜 나가도록 하여야 한다. 구체적인 방안으로는 남녀가 서로의 역할을 바꾸어 체험해보는 교육이 있을 것이다. 그리고 외부 강사를 초청하여 양성평등에 대한 강연회를 정기적으로 개최하거나 학생들이 주도하는 캠페인 활동 등의 방법이 있을 것이다. 마지막으로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선생님들이 양성평등을 실천하는 모습을 보여주는 것이라 생각한다. 그러면 학생들은 자연스럽게 그것을 배우고 내면화할 수 있을 것이다.

 그리고 가정에에서는 부모님의 역할이 중요하다. 어릴 때부터 아이들에게 올바른 성역할에 대한 관념이 자리 잡을 수 있도록 교육하여야 한다. 남성다움이나 여성다움을 고집하는 태도를 버리고 양성의 특성이 모두 사람이 살아가는데 있어 필요한 덕목임을 알려주어야 한다. 그리고 가사나 양육의 문제는 여성만의 책임이 아니고 가족이라는 울타리에 놓여있는 가족 구성원 모두의 문제임을 인식하여야 한다. 예전에 임삼부 체험에 대하여 들은 적이 있다. 배에 아기 무게만큼의 추를 달아 보는 것인데, 그러한 체험을 통해 남편들이 부인들의 임신 중의 고충에 대해 공감하게 되었다는 것이다. 이렇게 서로를 이해하고 배려한다면 가정에서의 양성평등교육이 훌륭하게 이루어지지 않겠는가?

 남자와 여자는 서로를 필요로 하는 상보적인 존재이다. 따라서 갈등과 반목이 아닌 공존과 화합의 관계로 나아가야 할 것이다. 그러기 위해서는 서로에 대한 이해가 필수적이다. 이 지점에서 가정과 하교의 역할이 중요하다. 1차, 2차 교육을 담당하는 가정과 학교에서부터 양성평등을 위한 교육이 지속적으로 체계적으로 이루어진다면 자연스럽게 양성평등의 가치가 사람들에게 내면화 될 수 있을 것이다. 양성평등의 문제에 있어서 혁명적인 전환은 없다. 우리 모두가 나부터 실천한다는 각오를 가지고 '느리지만 모두의 한걸음'으로 점진적인 변화를 추구해나가야 할 것이다.

저작권자 © 복지TV부울경방송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