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애인들에 대한 시선 개선 필요

"야, 이 새끼야! 너 귀먹었어? XX놈, XX새끼..."
 
  잠깐 한눈을 판 사이였다. 길을 지나던 택시가 주영이(본명 민주영) 옆에 서더니 손가락질까지 해가며 큰 소리로 욕설을 퍼붓고 있었다. 목에 핏대를 세우며 욕을 하는 택시기사를 물끄러미 바라보고 있는 주영이. 그런 주영이의 태도에 더욱 화가 났는지 더욱 큰 목소리로 욕설을 퍼붓는 택시기사. 엄마는 황급히 달려와 택시와 주영이 사이를 막아섰다.
 
"죄송해요. 아저씨. 이 아이가 정말 귀가 들리지 않아요. 정말 귀가 먹었다고요. 들리지 않아서 그랬으니 이해해 주세요. 죄송해요."
 
  택시기사는 분이 덜 풀렸는지 엄마의 사과에도 몇 마디 더 욕을 하고 그 자리를 떴다. 엄마는 그때 알았다. 주영이가 청각장애인으로 살아갈 세상이 바로 이런 모습이라는 것을. 그날 엄마는 눈물을 꾹꾹 눌러 참으며 어린 아들에게 '나쁜 새끼' 'XX놈' 등의 욕을 가르쳤다. '욕'이 무엇인지, 상대편이 '욕'을 하면 어떤 기분이 드는 것인지, 왜 남에게는 욕을 하지 말아야 하는지... 밤이 늦도록 가르치고 또 가르쳤다. 그래야 어디 가서 욕먹지 않는 아이가 될 것 같았다. 무시당하지 않는 아이로 자랄 것 같았다.
 
 
 
  이것은 11월 4일 'oh my news'에서 실린 기사 중 일부를 발췌한 것이다. 장애인에게 무턱대고 욕을 하는 사람들과, 이런 '욕'에 대하여 아무것도 모른 채로 가만히 듣고만 있지 않기 위해서 자신이 사랑하는 아들에게 '욕'을 가르쳐야 하는 부모. 이 아이러니한 상황 속에서 웃어넘길 수 없는 아픔이 들어 있다.
 
  요즘 들어 평등한 사회를 이룩하기 위하여 장애인에 대한 평등적 인식에 대한 교육이 강화되고 있다. 교과서 상에서 우리는 장애인들에 대하여 많은 것을 공감하고 이해하고 있으며 장애인들을 위하여 어떤 것을 할 수 있는지에 대한 지식을 충분히 가지고 있다. 하지만 이것은 교과서에서만 그치는 것이 아닌지에 대해 심각하게 고민해야 한다. 실제로 우리는 그들의 어려움에 얼마나 공감하고 있을까. 그들의 외로움을 얼마나 이해하고 있을까. 그리고 그들을 위해 실제로 어떠한 노력을 하고 있을까. 

  그리고 이제는 이것을 고민만 하지 말고 실천을 해야할 시점이다. 교과서와 이론 상에만 그치지 않은, 사회에서도 실행 가능한 노력들이 필요하다.

저작권자 © 복지TV부울경방송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