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NC>> 화재로 목숨을 잃은 장애활동가 고 김주영 씨의 장례식이 열렸습니다. 장애계 단체들은 장애인들에 대한 활동지원 시간을 늘릴 것을 정부에 촉구했습니다. 안서연 기자입니다.

전국장애인차별철페연대 박경석 상임대표(08:50~09:13)
바로 얼마 전에, 일주일 전만해도 광화문광장, 광화문역에서 우리랑 함께 장애등급제 폐지·부양의무제 폐지 농성했던 김주영 동지가 죽었습니다. 불에 타 죽었습니다! 불에 타 죽었습니다!

지난 달 26일 새벽, 화재 사고가 발생한 걸 알고 터치펜을 입에 물고 119에 구조를 요청했으나, 활동보조인 없이 혼자 거동이 어려웠던 고 김주영 활동가는 소방차가 도착하기 전 연기에 질식해 숨을 거두고 말았습니다.

고 김주영 활동가를 추모하기 위한 장례식이 지난 달 30일 오전 광화문광장에서 치러졌습니다.


장애계단체, 인권단체, 시민 600여 명이 참석한 가운데, 장애계는 ‘활동보조인이 24시간 보장됐더라면 죽음에까진 이르지 않았을 것’이라며 울분을 토해냈습니다.

전국장애인차별철폐연대 박경석 상임대표(09:26~09:54)
5년 내내 ‘이런 사고가 일어날 것이다’, ‘중증장애인들이 집에 홀로 남아서 그 어두운 밤 홀로 남게 되었을 때, 이런 사고가 일어나면 어떻게 하느냐’고 보건복지부에 쫓아가서 수없이 물었습니다. 돌아오는 답은 돈이 없다는 것이었습니다.

심각한 중증장애인일지라도 하루 평균 최대 12시간의 서비스밖에 받지 못하도록 하는 ‘활동지원제도’. 활동보조가 곧 생존권인 중증장애인에게 활동보조인이 없는 밤은 공포스러울 수 밖에 없습니다.

장례를 마친 뒤, 이들은 참변을 당한 고 김주영 활동가를 추모하고, 장애인 생존권 보장 촉구를 위한 기자회견을 갖기 위해 보건복지부까지 도심 거리행진을 벌였습니다.

하지만 300여 명의 경찰이 청사 접근을 저지하고 나서 3시간여 동안 대치상황이 벌어졌습니다.

한국자립생활센터협의회 김정 활동가(02:39~02:50)
사람이 죽었어. 불에 타 죽었어. 너희 가족이 그렇게 됐다고 생각해봐. 너희 형제가, 너희 친구가 그렇게 됐다고 생각해봐.

결국 강력한 경찰의 저지에 이날 기자회견은 무산됐으며, 장애계단체는 고위급 간부들이 참석해 장애인의 권리에 대해 논하는 2012인천세계장애대회를 찾아 기자회견을 진행하겠다고 밝혔습니다.
 

불길 속에서 고 김주영 활동가가 마지막으로 외쳤을 ‘활동지원 24시’. 그의 외침을 외면한다면, 제2, 제3의 희생자가 또다시 발생할 것입니다.

 

<영상편집 : 김선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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