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팬데믹이 백 년 전의 스페인 독감처럼 전 세계에 큰 충격을 주고 있다. 스페인 독감은 1차 세계대전이 끝나던 1918년 세계를 강타해 당시 전 세계 18억 인구의 2%가 넘는 4천만 명 이상을 죽음에 이르게 했다. 피해가 가장 심했던 인도는 총인구의 5.2%인 1600만 명이 사망하고 피해가 적었던 미국도 인구의 0.5%인 55만 명이 사망한 것으로 추정된다. 당시 조선총독부 자료에는 무오년에 독감으로 조선인 14만 명이 사망했다는 기록이 남아있다.

 스페인독감(1918~1920년)은 제1차 세계대전과 맞물리며 대영제국 쇠퇴와 미국의 경제 대국 부상으로 이어지는 계기가 된다. 1918년 3월 미국 캔자스주의 한 군부대에 퍼진 스페인독감은 그 다음달부터 미군의 제1차 세계대전 참전을 계기로 유럽에 널리 확산됐다는 유력한 가설이 있다.
미국은 당시 유럽에 막대한 전쟁 물자를 제공하며 세계 최대 채권국으로 탈바꿈했고 영국과 프랑스는 빚을 갚기 위해 독일에 과도한 배상금을 물렸다. 하지만 독일은 돈을 마구 찍어내며 물가 폭등 사태를 초래했다. 당시 아돌프 히틀러가 정권을 잡아 제2차 세계대전(1939~1945년)을 일으킨다. 미국은 1920년대 경기 호황을 보이다가 1929년 말 주가 폭락을 시발로 세계 대공황에 시달렸으나 2차 세계대전으로 ‘팍스 아메리카나(미국 지배에 의한 세계 평화)’의 토대를 놓는다.

그렇다면 대공황 이후 최대 경제위기라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의 팬데믹(세계적 대유행) 사태가 가져올 경제·사회적 변화는 무엇일까. BC(before corona·코로나 전)와 AC(after corona·코로나 후)라는 말이 나올 정도로 코로나 전과 후의 세상은 크게 다를 것이라는 이야기가 나오고 있다.개인의 라이프스타일, 기업 경영, 정부의 리더십 등이 모두 달라질 것이라는 얘기다. 비(非)대면 접촉과 온라인 시장 확산은 누구나 예상할 수 있는 것들이다. 미국의 대표적인 언택산업종목들(넷플릭스.아마존.마이크로소프트 등)이 주가를 주도하고 있다.이 과정에서 자영업과 소상공인·비정규직 등이 벼랑 끝에 몰리고 있다.

이우일 한국과학기술단체총연합회장은 “온라인으로 대체하는 속도가 빨라지며 오프라인에 기반한 식당·카페 등 소상공인의 어려움이 가중되고 있다”며 양극화 심화를 거론했다. 실제 온라인 쇼핑이나 음식·식품 등 배달 주문이 늘면서 배달대행사들은 호황을 맞고 있다. 이 과정에서 국내 최대 배달 애플리케이션인 ‘배달의 민족’이 수수료 인상 논란에 휩싸이는 등 각 분야에서 양극화 심화 조짐이 나타나고 있다. 
여행·숙박 등 관광업은 더 말할 나위가 없다. 중국 관광객도 끊겼고 공연·미술·영화 등 문화예술 산업도 빈사 상태다. 자영업자와 소상공인의 애로는 지표로도 확인된다. 소기업·소상공인이 폐업 등에 대비해 부금을 넣는 노란우산공제금 지급은 2월부터 3월13일까지 1만1,792건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40.8% 급증했다고 한다. ‘서울열린데이터광장’에 따르면 3월1~20일 서울의 식당·커피숍·카페·편의점 등 식품위생업소 1,600곳이 폐업해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32곳이나 늘었다.
김원준KAIST기술경영전문대학원장은 미중 무역전쟁과 브렉시트 등보호무역주의 회귀 추세에서 코로나 사태가 터졌고 이 사태에 연이어  글로벌 공급망 다변화와 산업 스마트화를 통해 미래를 준비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코로나19를 기존 산업 구조조정을 추진하는 한편 4차 산업혁명의 성장동력을 확보하는 계기로 삼아야 한다는 목소리도 있다. 권오경 회장은 “정부가 이번에 원격의료를 제한적으로 시범 실시했으나 잘 이뤄지지 못했다”며 “코로나19 이후 원격의료에 대한 공감대 형성, 바이오·헬스케어 집중 양성, 원격수업 확대, 산업과 행정의 디지털 혁신, 감염병 환자 돌봄 로봇 구현에 나서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우일 회장은  “바이오·헬스케어 산업뿐 아니라 자율주행차와 로봇 등 인공지능, 빅데이터 산업이 더욱 중요해지고 있다”며 “교육부가 대학 강의에서 온라인 교육 비중이 20%를 넘지 못하도록 한 규제를 한시적으로 푼 것을 계속 시행해야 대학 구조조정을 촉진할 수 있다”고 말했다. 

두 사람은 코로나19 사태로 저출산이 심화될 것이라며 미래 성장동력력 확충을 위한 연구개발(R&D)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이들은 이어 “올해 기업들의 R&D 투자가 감소하고 시중 부동자금의 벤처·스타트업 투자도 식었다”고 염려했다. 취업시장도 막혀 가뜩이나 공무원시험에 몰리는 취업준비생들이 더 늘어날 가능성을 우려하기도 했다. 해외에서 한국을 ‘방역 모범국’으로 꼽고 있으나 그것에 취하지 말고 코로나19 이후 경제위기에 철저히 대비하는 국가적 리더십이 절실하다는 게 이들의 견해다. 오정근 한국금융ICT융합학회장은 “구조조정에 맞춰 사회적 안전망을 확대하며 기업 수익과 국가 재정 악화를 감안해 규제혁신과 노동개혁을 적극 추진해야 위기를 극복할 수 있다”고 조언했다. 

코로나 이후 스페인 독감  그 이후처럼 대공황이 온다는 이야기가 나온다고 한다. 1920년대와 지금의 객관적인 상황이 분명히 달라 근거가 부족한 이야기이지만  금번 코로나로 인한 산업부문의 급격한 변화의 모티브를 보여주고 있다 생각된다.4차산업이 우리의 생활 속으로 급격하게 들어와 버렸고 이 추세는 더 가속화되리라는 생각이 든다. 온라인 개학으로 인한 교육과정의 변화,온라인산업,소비행태,고용시장의 변화,직업군의 소멸과 생성 등 우리가 공공연히 먼 미래라고 생각했던 사회의 변화가 이미 진행되고 있다는 생각에  긴장의 끈을 놓을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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