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비즈 뉴스 참조 [예측위해 수학공식 적용]

▲ 그래프
▲ 그래프
▲ 로지스틱모형
▲ 로지스틱모형

코로나19 확진자수 예측한 물리학자 '윤복원' 조지아공대 연구원


2020년 4월 13일 윤복원 미국 조지아공대 전산재료과학센터 연구원은 소셜미디어(SNS)를 통해 우리나라의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진자 수가 최종적으로 1만 740명 수준이 될 것이라고 내다봤습니다. 윤 연구원은 신천지 감염자와 일반 감염자 추세 별개로 구분해 오직 수학공식을 적용해 이같이 예상했습니다.

질병관리본부에 따르면 2일 0시 기준 누적 확진자 수는 1만 780명입니다. 1일 하룻동안 신규 확진자는 6명에 그친데다 모두 해외유입으로 국내 지역 감염 확산세가 거의 멈춘 수준임을 감안할 때 그의 예측치는 거의 적중했다는 평을 듣습니다.

의학과 생명과학에 대한 전문 지식 없이 수학 공식만으로 코로나19의 확산세를 분석하고 나아가 예측까지 시도하는 학자들이 있는데, 윤 연구원도 그런 학자들중 한명입니다. 그는 서울대와 프랑스 파리11대학에서 물리학을 전공했고, 현재 미국 조지아공대에서 나노물질 관련 양자물리 계산과 시뮬레이션을 연구하고 있습니다. '사이언스' '네이처' 등의 국제 학술지에 50여편의 논문을 발표, 6000회 이상 인용됐습니다.

윤 연구원은 2일 조선비즈와의 서면 인터뷰에서 "지난달 13일 국내 최대(최종) 확진자 수를 1만 740명으로 예상했고, 이날까지 추가된 데이터를 반영한 결과는 조금 늘어난 1만 763명"이라며 "이는 바로 지금의 수준으로, 코로나19 확산세가 막바지에 접어들었다는 의미"라고 밝혔습니다.

윤 연구원은 "다만 이것은 앞으로의 데이터 변화가 지금과 같다는 가정에 따른 것"이라며 "해외 감염자의 국내 유입 등 모형(공식)에 포함되지 않은 변수로 인해 얼마든지 결과가 바뀔 수 있어 방심은 금물"이라고 했습니다.

윤 연구원이 한국 코로나 확진자수 예측에 나선 시점은 지난 2월 중순, 대구·경북 지역에서 신천지 신도들을 중심으로 확진자 수가 급증했을 때입니다. 당시 "코로나19의 치사율은 0.5%로 낮은 수준"이라는 보도를 접한 윤 연구원은 지나치게 과소평가됐다는 생각에 직접 치사율을 계산해 경각심을 높이기로 마음먹었다고 합니다.

윤 연구원은 당시 '치사율 0.5%'라는 통계가 틀렸다고 보았습니다. 당일 총 사망자 수를 당일 총 확진자 수로 나눠서 구한 방식이 문제 있다고 본 것입니다. 윤 연구원은 "확진 판정을 받고 사망할 때까지 약 20여일의 시차가 있는 걸로 알려져있다"며 "이를 고려해 (당일 총 사망자 수를) 20일 전의 총 확진자 수로 나눠야 더 정확한 치사율을 얻을 수 있을 거라고 판단했다"고 했습니다. 당장 사망하지 않았더라도 20일 내에 결국 사망에 이를 환자까지 계산에 포함해야 한다는 것입니다.

때문에 지난 3월 20일 치사율이 1.16% 정도로 알려졌을 때 윤 연구원은 "2%까지 봐야 한다"고 했고, 지난달 3일에는 2.2%라고 구체적인 치사율 추정치를 제시했습니다. 보건당국이 당일 제시한 치사율 2.3%와 차이가 거의 없었습니다.

윤 연구원이 '로지스틱 모형(logistic model)'을 사용했습니다. 일반적으로 전염병의 확산세는, 초기에는 감염자가 많아질수록 신규 감염자도 많아지지만, 어느 시점(변곡점)을 지나면 감염자가 많아질수록 신규 감염자는 오히려 줄어들어 결국 사그라드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로지스틱 모형은 이같은 전염병의 특성을 반영한 수학 공식입니다.


모형 식에서 x는 시간, f(x)는 그때의 확진자 수입니다. 시간에 따른 확진자 수 데이터가 어느 정도 쌓이면 나날이 커지던 증가세가 꺾이는 시점(변곡점·x0)과 최대 확진자 수(L)를 구할 수 있습니다.

로지스틱 모형은 이미 코로나19 분석에 널리 쓰이고 있지만 윤 연구원은 조금 다른 방식을 채용했습니다. 우리나라는 신천지 신도들 사이의 집단감염이 두드러졌다는 상황에 주목한 것입니다. 신천지 관련 확진자와 그외 관련없는 확진자의 로지스틱 모형을 따로 만들었습니다. 총 확진자는 이 둘의 결과를 더한 값이 됩니다.

윤 연구원은 "31번 환자를 시작으로 신천지 신도들이 집단감염됐을 때 우리나라는 이들 위주로 확진자를 찾아내 통계를 냈다"며 "때문에 상대적으로 통계에 들지 못한 일반인 확진자의 증가 추세는 과소평가돼 따로 모델링하기로 했다"고 설명했습니다.

지난 3월 9일(확진자 7134명) 신천지 관련 신규 확진이 줄어들자, 로지스틱 모형을 쓰는 일부 학자들은 "최대 확진자 수는 8500여명"이라는 예측을 내놓았습니다. 당시 윤 연구원은 자신의 모형을 근거로 "신천지와 무관한 확진자 수의 증가는 아직도 꺽이지 않았다"며 "낙관은 금물"이라고 경고한 바 있습니다.

지난달 13일 윤 연구원은 신천지와 무관한 일반인 감염자 증가세도 사그라들었다고 판단, 최종 확진자 수를 1만 740명으로 내다봤습니다.
윤 연구원은 "계산결과에 지나치게 의미를 부여해 낙관해서는 안 된다"며 "해외 유입, 확진 판정을 받지 않은 숨은 감염자의 존재, 사회적 거리두기 완화, 개학, 집단감염 등으로 인해 올 여름에라도 당장 증가세가 다시 시작될 수도 있습니다. 이 경우 모형도 재조정해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윤 연구원은 매주 1회 이상 데이터를 새로 계산해 그 결과와 그래프를 페이스북에 공개하고 있습니다. 코로나19 데이터를 통해 미래 관측뿐 아니라 '(숨은 감염자를 포함한)실제 감염자 수' 같이 공식 통계에 들어있지 않은 수치들도 날짜별로 계산해 재구성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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