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리쓰는 유서



제가 살아온지 어느덧 60년이 지나가려고 합니다.
짧은 생이었지만 유명한 화가로서 입지를 다지고, 그로인해 좋은 경험들을 쌓아 행복한 삶을 살았다고 자부합니다.
동시에 저의 그림에 공감해주고 소통해주셨던 많은 분들게 감사의 말씀을 드립니다.

내가 그려왔던 작품들로 어떻게 좋은 일에 도움을 줄 수 있을까 생각을 하다가 일부의 작품을 뺀 제 작품들을 부산시립미술관에 기증을 하기로 하였습니다.
그리고 재산의 모두를 미술가들과 미술문화 발전을 위해 미술협회에 기부하기로 하였습니다.

그리고 사랑하는 사람들에게

오빠들 막내인 내가 먼저가서 미안해. 내가 가도 둘이서 잘 지낼거라고 믿어. 어릴 적 부터 든든한 오빠로 있어줘서 고마웠어! 조카들도 다 어엿한 어른이 되어 자식들을 낳아 기르고 있으니 걱정 없어 다행이고 우리 셋다 돈에 얽매이지 않게 살아서 참 다행이야!
그리고 나 물 무서워하는거 알지? 내 육신은 화장해서 하늘이 넓게 보이는 들판에다가 뿌려줘. 지금까지 고마웠고 다음 생에 또 보자!  그럼 안녕

마지막으로 내 절친한 친구야. 안녕. 내가 떠난 뒤로 힘들었을건데 달랑 유서로만 남겨서 미안해.
내가 독신이라 남편 없이 살았지만 외롭지 않았던건 니가 항상 내 옆에 있어줘서 그랬던 것 같아.
너랑 내가 친구가 된지도 횟수로만 벌써 46년이 지났어. 꼬부랑 할머니가 될 때 까지 놀기로 했는데 일찍가서 미안해.
내가 키우던 강아지 순이랑 마루가 죽었을 때 같이 슬퍼해주고 위로해주던거 아직도 생생히 기억나. 그때 정말 고맙게 생각하고 있어.
그리고 너는 좋은 남편 만나 잘 살고 있으니까 나 없이도 잘 살거라고 믿어. 내 글 읽어줘서 고마워 친구야 안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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