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언장

너희가 이 글을 읽을 때 쯤이면 내 시간은 끝나고 차가운 몸만이 남아 있겠지.젊을 적 정점을 찍어도 봤고 바닥을 기어도 봤어 후회없이 살자가 신조였는데 일에 치이고 사회에 치여 그저 앞만 바라보고 와서 주변의 많은 경험들을 해보지 못한게 미련이 남구나. 내자식들아 너희는 내가 젊을적 가보지 못한곳, 타보지 못한 스포츠카, 먹어보지 못한 음식 모두 겪어보길 바란다.내 아이들아내 차가운 몸은 뜨거운 불속에서 따뜻하게 해주고하얀 나의 흔적들은 태종대 높은 바위위에서 뿌려주렴내가 살아생전 가보지 못한 곳에 물흐르듯 갈 수 있게 말야.내 장례식은 어둡고 갑갑한 지하가 아니라 드넓은 평원이나 바닷가에서 해주겠니?가족, 가까웠던 친구, 지인, 인척 모두 불러 내가 편히 갈 수 있도록 내가 생전 좋아한 노래를 불러줘또 다같이 모인김에 나에 대한 이야기도 해주렴 가는길이 지루하지 않게너무 슬퍼말고 눈물을 흘리지도 말아.내가 건너야 하는 눈물의 강이 흘러 넘치면 내가 떠나지도 못할테니까.그래.이제 내 재산에 대해 이야기해보자.나는 너희가 재산문제로 다투지 않았음 해. 뉴스를 보니 재산 상속 문제가 계속 언급되더구나물론 우애가 남달리 좋은 너희는 그렇지 않겠지만 말야.우선 우리가족 사진을 옆으로 치워보면 금고가 있을거란다. 비밀번호는 너희 생일을 모두 더한거야그 속에 보면 열쇠가 있을거야 나의 보석함 열쇠다 열어보렴차키가 있지?내 차 나처럼 많이 치쳤단다 폐차 시켜주렴그리고 지도부산 근교 너희 할머니 할아버지가 사시던 곳 지도다. 그 곳에 작은 별장을 지어놨어 명절이나 가족 행사날이면 거기 모여 고기도 구워먹고 재밌게 놀아라작은 도장이 도장이 있어야 돈을 찾을 수 있게 해놨어 내가 가던 은행에 가서 돈을 찾으면 사회의 소외되고 힘없는 사람들 저소득층, 독거노인들, 아동들을 위해 이돈을 쓰렴항상 엄마가 하던말 알지? 사람이 있어야 돈도 있다 사람이 우선이다 라는 말.너희의 힘과 재력을 힘없는 사람들을 위해 쓸줄도 알아야 해 알겠지?마지막으로 손거울 그 속을 들여다 보렴내 가장 큰재산 내보물 내아이야너희는 내 가장 소중한 보물이란다 부디 몸 건강하고 너희 자신, 가족 서로서로를 소중히 여겨주렴내 지인들에게 이말을 전해 주겠니?내가 하늘 아래에서 보낸 시간들은 꽤 나쁘기만한 것은 아니였습니다. 행복하고 아름다운 기억도 추억도 많았어요. 고단하고 험난했던 시간들도 당신들 덕분에 힘듦이 덜하고 외롭지도 않았습니다그간 너무 고마웠고 사랑합니다. 먼저 하늘 위의 길로 올라가 기다리고 있을게요 부디 천천히들 오세요. 다음 생에도 다시 만날 수 있길 바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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